보우소나루 "자기방어 권리를 확보하는 과정" 반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총기 소유 규제 완화 방침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HRW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은 합법적인 틀 안에서 폭력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개인의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은 폭력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HRW는 경찰에 현장 사살을 독려하고 개인의 총기 소유를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HRW는 브라질 정부 고위 인사들과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브라질 정부가 비정부기구(NGO)들의 활동을 감독·조정·추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칠레 출신의 호세 미겔 비반코 HRW 미주국장은 최근 브라질을 방문해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과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두스 산투스 크루스 대통령 정무비서, 다마리스 아우비스 여성가족인권부 장관 등을 면담했다.
HRW의 비난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총기 소유와 관련해 많은 착오가 있다"면서 "자기방어 권리를 확보하는 과정의 시작이며 공공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이 곧 마련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5일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법령은 총기의 등록과 소유, 판매 등에 대한 규제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2003년 말에 제정된 총기 규제법을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총기 소유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지난해 말 조사에서 총기 소유에 대한 의견은 반대 61%, 찬성 37%, 무응답 2%로 나왔다.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반대 55%, 찬성 41%, 무응답 4%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이른바 '총기 소유 자유화'에 반대 의견이 더 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
브라질 연방경찰에 공식 등록된 개인 소유 총기는 2004년 3천 정에서 2017년에는 3만3천 정으로 늘었다. 2015년에는 3만6천300정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0만 명 당 총기 사망자는 1996년 24.78명에서 2003년 29.13명으로 증가했다가 총기 소유 규제법 발효 이후 2007년에는 25.46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치안이 악화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고 2016년에는 29.74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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