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조선기자재업계 장기 불황 딛고 부활 꿈꾼다

입력 2019-01-20 09:06  

부산 조선기자재업계 장기 불황 딛고 부활 꿈꾼다
환경 규제강화에 올해 매출 12.7% 상승 기대…인력 확보 나서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선박 엔진 부품을 만드는 부산지역 중견 조선기자재업체인 선보공업은 계열사인 선보유니텍 등과 함께 신입·경력 직원 50여 명을 모집한다.
5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공채는 조선업 불황이 본격화한 이후 최대 규모이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업체인 파나시아 역시 올해 70명 이상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오는 9월 환경 규제를 앞두고 관련 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조선기자재업체가 인력 확보에 나선 것은 조선업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 조선업은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국가별 연간 수주실적 1위를 달성했다.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7년 만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천86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한국 조선사는 1천263만CGT(44.2%)를 수주해 국가별 1위를 차지했다.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대규모로 수주한 덕분이다. 지난해 발주한 세계 LNG운반선 65척 가운데 국내 대형 3사가 56척(86.2%)을 수주했다.
부산지역 조선·해양기자재업체 매출은 최근 3년간 30%나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경영자총협회가 부산조선해양기자재조합과 함께 지역 업체 551개사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5년 대비 평균 48.5%나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잇단 선박 수주 소식에 힘입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배출가스 규제강화, 평형수 처리장치 설치 등 친환경 기자재 탑재 의무화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졌다.

조사 대상 업체는 올해 매출 총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12.7% 상승하고 영업이익도 46.3%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최근 내놓은 올해 1분기 조선업 경기전망지수(BSI)도 기준치(100)를 넘은 109로 나타났다.
업황 회복에 따른 수주 증가와 정부의 조선산업 활력 제고 방안 마련 등이 반영됐다고 부산상의는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내 조선업이 올해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희망적인 이야기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진중공업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최근 회생절차를 밟고 있지만, 지역 조선기자재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와 달리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조선기자재업체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 수주 물량이 기자재업체로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1년 6개월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며 "올해부터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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