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절벽 시기 코앞…대학혁신과 단호한 구조조정 절실"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5년 뒤 인구감소에 따른 '학령인구 절벽시대'가 오면 많은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위기에 처할 것입니다. 인천재능대학교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혁신을 멈출 수 없는 이유죠."
이기우(71·남)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교육계 주요 관직을 거쳐 교육부 차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6년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직에 올라 현재까지 총장을 4번째 연임하고 있다. 2010년부터 겸임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도 4번째 연임 중이다.
하위권에서 맴돌던 인천재능대학교를 혁신을 통해 2013∼2017년 5년간 수도권 전문대 '가·나 그룹' 중 취업률 1위 대학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 총장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인천재능대학교를 '비상체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히며 '또 한 번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 총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령인구 절벽시대'에 대비하려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올해 대학 운영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일문일답.
-- 인천재능대학교를 비상체제로 운영하는 배경과 목표는.
▲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며 '인구 절벽' 현상에 따른 '학령인구 절벽시대'를 앞두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는 52만여명이지만 5년 뒤에는 8만∼9만여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대입정원인 55만여명이 5년간 유지될 경우 10만여명이 넘는 정원이 남아돌게 된다. 결국 정원 미달로 위기에 처하는 대학들이 속출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이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체질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취업 중심의 대학사업을 대학혁신사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평생직업역량'을 키울 수 있는 대학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는 대학의 잠재고객인 '입학자원'을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지리라 본다.
-- 학령인구 절벽시대에 대비해 필요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 정부도 학령인구 절벽시대를 대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좀 더 단호한 결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역량이 부족한 대학들은 과감히 퇴출하는 등 대학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대학 재단들이 손해를 보전할 수 있는 '퇴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대학 등록금 제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잇따른 등록금 동결은 당장 서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이 있다. 대학교육의 질 약화에 대한 피해는 결국 학생들이 입게 된다.
-- '전문대학' 명칭을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변경해달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하고 있는데.
▲ 이는 실제 전문대학들이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을 변경해달라는 게 아니라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전문대학'이라는 분류 기준을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변경해달라는 의미다. 실제 학교 명칭에 '전문대학'이라는 분류를 사용하는 대학은 전국 136곳 중 4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전문대학의 개념은 변화했다. 그러나 고등교육법은 이런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에서 나아가 '평생교육'으로 가치를 확장해야 한다. 평생교육은 급격한 변화에 대한 수용성과 탄력성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이를 직업교육과 연계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저성장 경제와 경기침체 등 다양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서 올해 활동계획은.
▲ 전문대학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고충을 헤아리고 있다. 올해는 전문대학들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전문대학들의 최우선 과제는 '입학자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각 시·도 교육청과 공동으로 입시설명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한편 입학정보박람회도 확대 개최할 방침이다. 입학정보 콘텐츠 개발과 유학생 유치 기반 조성도 병행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일이다. 전문대학이 직업교육만 하는 곳이 아니라 평생교육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홍보 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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