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자청한 손혜원 '함께 받자' 조건 단 사업현장은

입력 2019-01-18 15:52  

검찰수사 자청한 손혜원 '함께 받자' 조건 단 사업현장은
유달산 어귀·옛 조선내화 터 등에 아파트 짓는 재개발 사업
손혜원 "재개발 사업 제동 걸리자…자신에게 부동산 투기 '음모론' 제기"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자신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것은 옛 조선내화 터를 중심으로 추진한 재개발 사업이 제동이 걸린 것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조선내화 터 등 목포근현대사의 문화재 보호를 주장하면서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자 이에 대한 반발 세력의 음모가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수사를 자청한 손 의원이 해당 아파트 건설 조합과 건설사도 함께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조건을 달면서 이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손 의원이 언급한 사업지구는 전남 목포 서산·온금지구 재정비사업으로 시행사는 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중흥건설이다.
18일 목포시에 따르면 사업은 목포 원도심인 서산·온금동 일원 38만8천463㎡에 공동주택, 주상복합건물, 타운하우스, 테라스하우스 등 주거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2년 타당성 분석과 정비계획 수립 용역 이후 2009년 목포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과 2010년 전남도 도시계획 심의를 거쳐 2012년 전남도 결정 고시를 받았다.
논란의 배경인 조선내화 옛 목포공장은 3개로 분할된 사업 구역 가운데 1구역에 속한다.
유달산 어귀에 자리한 이곳은 목포항의 관문이며 다도해의 바다 조망이 장관이다.
2만6천296㎡에 이르는 조선내화 목포공장 면적은 1구역 전체 면적(20만2천67㎡)의 13%를 차지한다.
1구역 조합은 2015년 10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지역 중견기업인 중흥건설을 사업시행사로 선정했다.
사업은 조선내화 목포공장이 2017년 12월 등록문화재 제707호로 지정되면서 차질을 빚었다.

조선내화 목포공장은 일제 강점기였던 1938년에 세워져 광양으로 이전한 1997년까지 고온에도 변형되지 않는 내화(耐火) 건축자재를 생산했다.
국내에 내화재 생산시설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원료 반입부터 분쇄·혼합·성형·건조·소성(燒成·열을 가해 구움)으로 이어지는 생산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 산업사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개발 조합 측은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 5동과 굴뚝 3기, 설비 5기 등을 제외한 공장용지를 중심으로 다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찾고 있으나 개발기대감은 전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조합원 일부는 조선내화 목포공장을 포함해 목포 근대유산의 보호를 주장해온 손 의원에게 책임을 물어왔다.
조합원들은 지난해 10월 조선내화 목포공장과 원도심 일원에서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장 국감에서 '보존 대신 개발'을 촉구하며 손 의원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손 의원은 "아름답고 소중한 근대유산이 관광객과 인구를 늘리고 청년이 돌아오게 하는 미래의 단초가 될 것"이라며 "목포가 우리나라의 산토리니가 될 것"이라고 조합원들을 설득했다.
손 의원이 항의를 받을 시점에는 목포역사문화공간 일대에 이미 가족과 지인 명의 등으로 10채가 넘는 건물을 매입한 뒤다.

손 의원은 16일 해명에서 "조선내화 땅을 중심으로 재개발 조합이 결성돼 아파트를 지으려 하고 있다"며 "이분들 입장에서는 만호동 일대 근대역사문화공간의 도시재생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투기 의혹을 제기한 배경을 의심했다.
손 의원은 또 언론매체 해명에서 문화재청에 보호를 제안한 곳은 조선내화 터 등이지 자신이 건물을 사들인 만호동 일대가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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