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수가 낮아 외면…부산 유일의 다인용 갖춘 위한병원도 폐업위기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최근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치료 장비인 고압산소 치료기(고압산소 체임버)를 보유한 의료기관이 적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지역 고압산소 치료기는 부산대와 고신대 병원, 수영구 위한병원 등 3곳에 설치돼 있다.
이 중 두 대학병원 장비는 1인용이고 위한병원만 6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다인용이다.
그러나 2017년 문을 연 위한병원은 운영난 탓에 이달 말에 폐업할 처지에 놓였다.
위한병원이 문을 닫으면 부산에는 다인용 고압산소 치료기가 한 대도 없게 된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때 환자 1명당 치료시간은 1시간에서 최대 3시간이 걸린다.
다인용 치료기가 없을 경우 한꺼번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면 대응이 어렵게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연탄 난방을 많이 쓰던 1980년대만 해도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잦아 전국 300개 이상 의료기관에 고압산소 치료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과 전국 22개 의료기관만 이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이 1인용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도시가스 등 다른 난방 연료가 연탄을 대체한 데다 고압산소 치료기 사용 때 의료보험 수가가 낮고 인건비가 많이 드는 게 주요 원인이다.
이 장비 설치비용은 1인용 2억원, 10인용 10억원 수준이다. 관리비와 인건비는 별도다.
고압산소 치료기는 체임버 안에 높은 압력으로 산소를 주입하는 장비다.
일산화탄소 중독환자 외에 해녀나 스쿠버다이버 등 잠수병을 앓는 사람들 치료는 물론 색전증, 두개골 내 농양, 당뇨발, 난치성 궤양 등 질환 치료에도 사용된다.
미국에는 1천개가 넘는 고압산소 치료시설이 있다.
부산시는 고압산소 치료기를 보강하려고 부산의료원에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애초에 1인용으로 보강을 검토했으나 최근 전국에 잇따르는 사고로 다인용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보건복지부 사업비 지원이 안 되면 올해 시 추경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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