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관 통해 비리수사 개입 논란까지 더해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장남을 둘러싼 스캔들이 확산하면서 이제 막 출범한 새 정부에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금융감독기구인 금융활동통제협의회(Coaf)는 보고서를 통해 2017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장남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은행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플라비우는 리우데자네이루 주의원이며 지난해 10월 연방의원 선거에서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돼 다음 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Coaf의 보고서를 일부 입수한 글로부 TV는 플라비우가 2017년 6∼7월 48개 계좌를 통해 9만6천 헤알(약 2천87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Coaf는 이 돈의 입금자와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며 돈세탁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글로부 TV의 보도에 대해 플라비우 측은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앞서 Coaf는 과거 플라비우의 운전기사이자 보좌관으로 일했던 파브리시우 케이로즈의 은행 계좌에 2016∼2017년 120만 헤알(약 3억6천만 원)이 흘러 들어갔으며, 일부 금액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부인에게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Coaf로부터 케이로즈의 계좌에 대한 수사를 의뢰받은 리우 주 검찰은 그를 소환해 자금 출처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플라비우도 검찰로부터 출두를 요구받았으나 "대통령 일가를 흔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응하지 않았다.
플라비우가 연방대법관을 통해 검찰 수사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플라비우가 루이스 푹스 연방대법관에게 부탁해 케이로즈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켜 달라고 부탁했고, 실제로 푹스 대법관은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로부터 강력한 비난이 제기됐으며 연방대법원은 푹스 대법관의 결정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르코 아우렐리우 멜루 연방대법관은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면서 플라비우의 수사 중단 요청이 거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부패 척결을 정권 차원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플라비우를 둘러싼 논란은 국정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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