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손혜원 탈당으로 野 공세 누그러뜨리기…홍영표 이례적 배석

입력 2019-01-20 13:35   수정 2019-01-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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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손혜원 탈당으로 野 공세 누그러뜨리기…홍영표 이례적 배석
홍 원내대표 배석으로 당의 孫 지지 여전 시사…지도부 차원 언론 불신 팽배
꼬리 무는 의혹 제기·당내 일부 반발에 부담 느낀 듯
손혜원 "저 빌미로 당청 공격…저라도 왜 나가고 싶었겠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설승은 기자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탈당을 선언한 것은 자신에 대한 언론의 의혹 제기가 당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확산하는 고리를 끊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당에 더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당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제 인생에 관련된 문제라 제가 해결하겠다고 강력히 당 지도부에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당을 떠나는 것은 당을 살리기 위해서다"라며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결정으로, 재판 청탁 의혹을 받은 서영교 의원이 최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자리에서 자진 사퇴한 것과 내용은 다르지만, 형식은 비슷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손 의원은 앞서 언론의 의혹 제기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계에 이르자 최고위원회에 탈당 의사를 수차례 밝혔고,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를 강하게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최고위는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투기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손 의원의 해명을 신뢰하고, 당 차원의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성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최고위원들은 "언론이 탐사보도라는 명분으로 한 개인의 인격을 말살하는 수준의 의혹 제기를 하고 있다"는 일부 의견에 공감하면서 당이 손 의원을 지켜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손 의원 측이 목포에서 구매한 건물이 추가로 드러나고, 통영 부동산 매입, 국립박물관 인사 압력 등의 의혹이 이어지자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 부담스러운 처지가 됐다.
손 의원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데다 야당들이 손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개인적 친분까지 거론하자 어느 정도 상황을 진정시킬 가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목포 구도심 살리기에 대한 손 의원의 진심을 십분 인정하더라도 그의 건물 매입 사실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간사직을 맡고 있는 그가 이 상임위에서 한 발언 등이 상식적 관점에서 부적절하게 비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당내 여론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당 지도부가 이날 손 의원의 탈당 의사를 수용했다고 해서 그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하고 배척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손 의원의 탈당 회견 동안 옆을 지킴으로써 그에 대한 당의 변함없는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고위에서 손 의원의 해명을 신뢰하기로 결정한 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런 입장은 여전하다"며 "손 의원은 끝까지 싸울 것이고, 이후 제대로 된 평가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민주당에서 탈당하는 동시에 국회 문체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도 밝혔다. 더 나아가 서울 마포을이든 전남 목포든 어느 지역구에서도 다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의원직이나 국회직에 미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의혹 보도를 주도한 언론 등과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은 기자와 만나 "저라고 왜 당을 나가고 싶었겠나"라며 "확전되는 걸 보니 제가 당에 더 있다가는 저를 빌미로 해서 당과 청와대를 더 공격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당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저의 탈당은 일반적인 정치인의 어법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개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허위사실과 싸워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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