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접촉 '멍석 깐' 스웨덴은 자타공인 대북 '중재자'

입력 2019-01-21 11:06   수정 2019-01-21 11:52

북미 접촉 '멍석 깐' 스웨덴은 자타공인 대북 '중재자'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다음 달 말 2차 정상회담을 예고한 미국과 북한이 스웨덴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번 접촉을 중재한 스웨덴의 역할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린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휴양시설에서 담판을 진행 중이다.
스웨덴 정부는 국제분쟁 관련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공동주최하는 국제회의에 북미 대표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북미 접촉의 판을 깔았다.
스웨덴은 서방 국가로는 드물게 북한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1973년 북한과 처음 외교 관계를 맺었고, 2년 후인 1975년에는 서방 국가로는 처음으로 평양에 외교관도 파견했다.
이처럼 북한과 맺은 오랜 관계를 바탕으로 스웨덴은 사실상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리해왔고,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한과 국제사회 간 협상을 지원하는 등 '중재자'로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스웨덴은 지난 2017년에는 북한에 억류돼 의식불명에 빠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웜비어 석방과 관련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에게 따로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미국은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지도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스웨덴 외교관에게 미국의 대북 메신저 역할이 주어진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당시 "북한에서 스웨덴의 공식 역할은 미국인의 보호자"라며 외교 관계를 맺은 적이 없는 북미 양국의 중립지대 역할을 담당한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또 작년 6월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도 스웨덴의 역할이 있었다.
북미 간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자 스웨덴은 정상회담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적극성을 보였다.
작년 3월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초청해 북한에 억류된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성공적으로 조율하면서 북미 간 신뢰 구축의 다리 역할을 했다.
당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리 외무상을 면담한 뒤 북한과 국제사회 간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공식 천명했다.
스웨덴은 2차 정상회담 실무 문제가 논의되는 이번 북미 간 접촉에 마르고트 발스트룀 외무장관을 참여시키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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