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추진, 치열한 '법정다툼' 예고

입력 2019-01-21 10:29   수정 2019-01-21 10:33

괴산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추진, 치열한 '법정다툼' 예고
원주환경청 사업계획 적합 통보…괴산군 "수용 못 해" 불허 방침
해당 업체는 군 상대로 행정심판·소송 나설 듯

(괴산=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간업체가 충북 괴산에 추진하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사업계획에 대해 원주지방환경청이 '적합' 판정을 내렸으나 괴산군은 수용할 수 없다며 불허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괴산군이 이 소각시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업체 측이 행정심판을 거쳐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여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해 11월 A 업체가 괴산읍 신기리에 소각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낸 사업계획에 대해 지난 17일 적합하다는 통보서를 괴산군에 보내왔다.
주민들이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괴산군도 주거밀집 지역에 인접해 있는 데다 친환경 유기농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군의 역점 시책에 어긋난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원주지방환경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괴산군은 원주지방환경청의 적합 통보에도 불구 이 소각시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 소각시설이 하루 86.4t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용량이어서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각시설의 처리 용량은 괴산·증평의 하루 폐기물 처리량(40t)의 배가 넘는 규모다. 외지 의료폐기물이 대거 유입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렇게 되면 청정 환경을 자랑하는 괴산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천혜의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과 친환경 유기농 산업을 육성하려는 괴산군의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 소각시설이 들어서면 봇물 터지듯이 또 다른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국토의 중심에 있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접근성이 좋고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괴산군으로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을 2차례 방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이차영 괴산군수는 "결코 소각시설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A 업체가 소각시설을 짓기 위해 신청할 관리계획 변경과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주민들도 환경보존대책위원회를 결성, 소각시설 반대 운동의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괴산군이 불허하면 A 업체는 충북도에 행정심판을 내고 여기서도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심판을 거쳐 대법원까지 가는 행정소송까지는 통상 4년여가 걸린다. 괴산군으로서는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괴산군은 이 기간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의 무분별한 난립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괴산에서 열린 '상여 시위'에 참석한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을 비롯해 내년 총선 때 괴산에서 출마할 후보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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