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10년 맞아 종합 연구결과 발표…독립 종(種) 등 논란 정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200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파에서 발견된 원인(猿人) 화석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Au. sediba)'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종(種)으로 원인과 사람속(屬)을 잇는 연결고리라는 종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디바 화석은 '인류의 요람'이라는 말라파 화석 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된 이후 2016년까지 총 135점이 발굴됐다. 이 화석 조각들은 청소년 1명(MH1)과 성인 여성 1명(MH2), 제3의 개체에서 나온 것으로 이들을 어떻게 분류할지를 놓고 고인류학계에서는 그간 의견이 분분했다.
국제학술지 '고인류학(PaleoAnthropology)'은 세디바 화석 발굴 10년을 기념하는 특집호에서 세디바 원인의 두개골과 척추·흉부, 골반, 어깨 및 팔, 걸음걸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9건의 논문을 싣고 그간의 논란을 일단 정리했다.
연구팀은 지난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굴된 최초의 원인 화석인 루시(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 afarensis)보다 더 완벽하게 세디바 화석을 복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약 195만~178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세디바가 지리적으로 근접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 africanus)는 물론 최초로 도구를 사용한 사람속의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와는 분명히 다른 특성을 가진 독립 종이면서도 이 두 집단과 공통성도 함께 갖고 있어 진화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점이다.
고인류학계에서는 그간 MH1과 MH2의 척추뼈 형태와 크기의 차이를 들어 서로 다른 종이라거나, 기존에 이미 발견된 종과 같은 것이라는 등의 주장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 두 화석이 성장이 끝난 성인 여성과 계속 성장 중인 청소년에게서 나온 것으로 종의 차이가 아니라 발달 과정의 차이일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와함께 세디바가 이족보행에 잘 적응했지만, 포식자를 피해 상당시간을 나무에 매달려 보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또 약 320만년 전에 살았던 루시 처럼 두뇌는 작고, 발도 크지 않아 오랜 시간 걷지는 못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손은 엄지손가락이 마주 볼 수 있는 형태로 길게 발달돼 도구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특집호의 공동 편집자이자 4건의 논문에 참여한 다트머스대학 인류학과 제레미 드실바 부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루시보다 100만년 뒤의 화석은 더 인간을 닮았을 것으로 생각돼 왔지만 세디바에 대한 분석에서는 무릎 등은 인간에 더 가까웠지만 발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본 것은 병렬적 혈통"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세디바에 관한 종합적 분석이 원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을 포함한 원인 종이 현생 인류와 같은 사람속으로 진화하는 과정도 직·간접적으로 보여줬다고 했다.
<YNAPHOTO path='AKR20190121064800009_03_i.gif' id='AKR20190121064800009_0301' title='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의 보행 애니메이션 ' caption='[제레미 드실바 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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