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케이블 TV 뉴스에 늘 매달리고 있다."
대선 당시 선거 참모로 활약하고 백악관 공보 파트에서 근무한 클리프 심스가 이달 29일 출간될 회고록 '독사들의 팀: 트럼프 백악관에서 보낸 유별난 500일'을 통해 소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벽이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심스는 신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작고한 유명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추천하는 꼭 봐야 할 영화처럼 TV에 탐닉하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케이블 TV 뉴스에 철저히 몰두한 탓에 TV를 볼 수 없는 경우에도 참모들을 재촉해 방송 내용을 챙길 것을 지시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심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트와 그래픽, 의상 선택, 조명, 그밖의 비주얼 요소에 일일이 참견했다"고 말하고 "평론가들이 본인을 좋게 말해주거나 백악관 관리들이 외부 공격을 막아주는 것을 선호했지만 모든 것은 어떻게 보이느냐로 귀결됐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막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는 점도 아울러 상기시켰다. 심스는 "대통령은 내게 사람들이 뮤트(묵음)상태로 TV를 보고 있으니 중요한 것은 때로는 근사하거나 때로는 형편없는 자만의 단어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D.C를 떠나거나 TV 주변에서 벗어나 있을 경우에도 뉴스 자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은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심스의 설명이다.
대통령이 외부 행사에서 연설하게 동안 참모들은 방송 뉴스의 자막들을 텍스트로 인쇄해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즉시 전달해 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심스는 신간에서 폭스 뉴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호 채널이지만 이 방송사의 그래픽에 대해서는 CNN과 MSNBC보다 훨씬 못 미친다고 혹평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백악관의 비화를 다룬 책을 낸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공보비서였던 숀 스파이서, 공보국장 앤서니 스카라마무치, 정치보좌관 오마로사 매니걸트, 선대본부장 코리 루언다우스키가 이미 책을 낸 바 있다.
회고록의 상당 부분은 참모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분규와 혼란을 서술하는데 할애돼 있다. 뉴욕 타임스는 심스가 이 책에서 "백악관 참모들이, 물론 나 자신도 포함해 극도의 통제 불능 상태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꼬집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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