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부 중요무형문화재, 조카 2명은 경북무형문화재 '도공 가족'
(안동·문경=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한 집안에서 도자기 분야 무형문화재 3명이 배출됐다.
경북도는 21일 경상북도무형문화재 문경 사기장(청화백자) 보유자로 김선식(48·관음요)씨를 지정했다.
김씨의 숙부 김정옥(78·영남요)씨는 1996년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사기장으로, 사촌 형인 김영식(50·조선요)씨는 2017년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사기장(백자장)으로 지정됐다.
삼촌은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조카 2명은 경상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다.
김정옥씨의 아들 경식(영남요)씨와 손자 지훈씨, 김영식씨 동생 윤식(남양요)씨도 도공의 길을 걷고 있어 문경의 김씨 가문은 국내를 대표하는 도자기 집안으로 꼽힌다.
김씨 집안의 도예 역사는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대인 김취정(1730년대∼?) 선생으로부터 시작해 300년간 도공 역사가 이어졌다.
선조들은 충북 단양, 경북 상주 등을 옮겨 다니며 그릇을 구웠고 경기 광주의 관요에 징발돼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7대인 김정옥씨 때부터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김정옥씨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국내서 손꼽히는 도예인이다.
그는 1991년 정호다완을 재현해 도예부문 초대 명장이 됐고 1996년 국내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중요무형문화재 사기장으로 지정됐다.
현재 자신의 요업장 인근에 전시실과 교육시설을 갖춘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전수관을 운영하고 있다.
8대 도공인 김영식씨는 김씨 집안의 장손이자 1843년 설치돼 국내에 남아 있는 가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가마를 보유하고 있다.
1989년 7대 도공이자 아버지인 김천만씨가 타계하자 군 복무를 마친 뒤 1991년부터 숙부인 김정옥씨 어깨너머로 도자기 기술을 익혔다.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그는 본격적인 도예가로 나서 각종 공예경진대회에 입상하는 등 일가를 이뤘다.
그도 2013년 요업장에 문경에서 생산한 도자기, 김씨 집안에서 대대로 만든 도자기, 자신의 작품, 집안 계보, 망댕이가마 유래 등을 전시하는 망댕이요박물관을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8대 도공인 김선식씨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선친 김복만(2002년 작고)씨를 따라다니며 도자기 빚는 기술을 익혔다.
그는 본인의 낙관을 작품에 찍기 시작한 1991년을 입문 시기로 삼는다.
문경시 문경읍 갈평리에서 관음요를 운영하면서 뛰어난 기술과 전통방식 유지, 새로운 작품 추구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사기장으로 인정됐다.
지난해 4월 요업장 갤러리에 중국과 국내 작가의 찻사발을 모아 전시하는 한국다완박물관을 차려 운영하고 있다.
김선식씨는 "앞으로 더 열심히 작품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3명의 무형문화재 배출은 김씨 집안의 자랑이자 문경 전체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