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올해 연말 폐쇄"…학부모들 "애들은 어디 가라고"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강릉시가 노후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공립어린이집에 대해 돌연 12년 전 안전진단을 이유로 대책 없이 폐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강릉시에 따르면 옛 여성회관 1층에 자리 잡은 옥천어린이집이 2006년 정밀안전진단 검사에서 D 등급 판정을 받음에 따라 위탁 기간이 만료되는 올해 12월 31일 폐쇄할 방침이다.
이 어린이집은 현재 교직원 14명이 어린이 77명을 돌보고 있다.
하지만 강릉시로부터 지난주 폐쇄 방침을 받은 학부모 등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강릉시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12년 전에 안전진단 검사 결과가 나왔으면 그때부터 대책을 논의해야 했지 않았느냐"며 "가장 시급한 것은 아이들의 안전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조대영 시의원은 "12년 전 D 등급을 받은 건물은 지금쯤 E 등급이 됐을 것"이라며 "D 등급을 받은 건물을 민간에 위탁하면 서울 상도유치원 사고와 같은 일이 안 일어난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윤희주 시의원은 "위탁 종료 문제로 알았던 어린이집에 안전성이 더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며 "어린이는 분위기가 바뀌면 정서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건축 상태 및 안전성 평가에서 D 등급 판정을 받은 해당 어린이집은 위탁 기간 만료 시 종료하는 게 맞다"며 "인근의 초등학교 빈 교실을 빌려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유치원 사태 이후 병설 유치원을 위해 직접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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