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합숙담판'으로 2차 정상회담 성공발판 마련했나

입력 2019-01-21 20:54   수정 2019-01-21 22:45

北美, '합숙담판'으로 2차 정상회담 성공발판 마련했나
비건-최선희, 2박3일 간 스웨덴서 '비핵화-상응조치' 집중 조율
韓중재 속 좋은 분위기에서 협상 진행…'입장차 좁혔나' 기대감도
합의없더라도 北美 '속내' 확인 기회…추가 협상에서 성과 낼 토대 마련



(스톡홀름=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이정진 기자 = 미국과 북한이 스웨덴에서 진행한 '합숙 담판'이 21일(이하 현지시간) 2박3일 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에 진행된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그간의 이견이 얼마나 해소됐느냐에 내달 말로 잡힌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50여㎞ 떨어진 산골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19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2박 3일간 함께 머물며 협상을 진행했다.

취재진 등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채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구조여서 밀도 있는 협상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비건 대표와 최 부상 간의 협상 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양측은 2박 3일 내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원만하게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양측이 취할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연결할 '단서'를 찾은 것 아니냐는 기대가 협상장 안팎에서 나온다.
양측 모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차 정상회담의 성공이라는 명확한 목표에 따라 협상에 임한 만큼 효율적인 논의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특히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박 3일 내내 북미 양측 수석대표와 함께 회담장에 머물면서 중재자 역할을 통해 북미 간 이견을 좁히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는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 및 상응 조치와 관련해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카드'를 모두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양측 모두가 만족할만한 조합을 찾으려 노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확인된 북한의 '카드'는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폐쇄와 영변 핵시설 폐기 정도다. 북한은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에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설 등 제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안들은 상응 조치로 검토할 수 있지만, 제재를 푸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최근에는 판이 더 커지는 분위기도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도 '추가 카드'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고, 그 대가로 미국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을 제재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결국 핵심 쟁점은 미국이 북한의 어떤 조치를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행동으로 판단하고 제재완화에 착수하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조율이 쉽지 않은 사안이어서 이번 스웨덴 '합숙 담판'만으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러나 적어도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가 상대의 속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을 것으로 여겨져 향후 추가 실무협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중요한 토대는 마련됐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더해 비건 대표가 작년 8월 미국의 대북협상 실무 책임자로 지명된 이후 처음 최 부상과 대면함으로써 향후 논의를 이어갈 '채널'을 열었다는 점 역시 성과로 평가된다.
아울러 북미 간 비핵화 담판에 한국이 초대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과 미국은 내달 말 2차 정상회담 전까지 이번처럼 스웨덴이나 판문점 등에서 추가로 만나 의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남북미 대표단은 모두 22일 출국 예정이어서 출국 전까지 스톡홀름 시내에서 추가로 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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