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만 작업중단 사태…노무공급 놓고 노조간 실력행사

입력 2019-01-21 19:05   수정 2019-01-21 20:55

울산항만 작업중단 사태…노무공급 놓고 노조간 실력행사
울산항운노조 "온산항운노조 투입 반대"…30여분간 이송 막아
온산항운노조 "적법 작업을 힘으로 막아선 안 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김용태 기자 = 울산항만 노무 공급권을 놓고 울산항운노조와 온산항운노조가 벌이는 힘겨루기에 결국 현장 물류 작업이 중단됐다.
21일 울산항만 물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내 중견 조선사 세진중공업 부두에서 이 회사가 만든 테크 하우스(선원 거주공간)를 바지선에 싣는 작업이 무산됐다.
세진중공업 협력사인 항만물류업체 A사가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이송 작업은 울산항운노조 조합원 50명가량이 부두에 천막을 친 채 테크 하우스를 이송하는 장비인 트랜스포터가 부두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면서 중단됐다.
울산항운노조(1952년 설립·조합원 900명가량)는 A사와 노무 공급 계약을 맺은 신생 온산항운노조(2015년 설립·조합원 32명) 조합원들이 작업 현장에 투입되는 것에 반발했다.
온산항운노조는 당초 A사 이송 작업에 조합원 5명을 투입하기로 돼 있었다.
세진중공업 측은 작업이 무산되자 결국 A사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울산항운노조 조합원들은 30여분 만에 점거를 풀었다.
울산항운노조가 작업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울산항운노조는 2016년 7월에도 온산항운노조가 A사와 계약을 맺고 선박 자재 하역 작업을 시작하자 작업을 막았다.
이 사건으로 울산항운노조 간부들이 업무방해 혐의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에도 울산항운노조 반발로 A사가 온산항운노조와 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온산항운노조 측이 A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0월 부산고등법원은 A사와 온산항운노조 양측에 대해 합의하도록 조정했다.
합의 조정에 따라 온산항운노조가 21일부터 2년간 A사에 노무 공급을 하기로 하고 이날 처음으로 조합원을 부두에 투입했으나, 울산항운노조가 다시 막아선 것이다.
울산항운노조는 앞서 지난 15일 세진중공업 앞에서 온산항운노조 조합원 투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고, 이튿날 울산시청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하려는 온산항운노조를 막아서 기자회견이 무산되기도 했다.


온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법원 조정에 따라 정당한 업무를 하려는 것을 울산항운노조가 힘으로 막았다"며 "도저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항만 물류 노무 공급은 지금까지 기존 노조인 울산항운노조가 사실상 독점해 왔으나 신생 온산항운노조가 물류업체와 계약을 맺고 현장에 투입되자 두 노조 간 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한 항만 물류업체 관계자는 "두 노조 갈등이 장기화하면 항만물류 전반에 긴장감이 조성돼 물류 차질이 계속 벌어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cant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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