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피제 진입 '56세 익월'로 일원화…페이밴드 놓고는 이견 남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19년 만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던 KB국민은행 노사가 임단협 합의에 바짝 다가섰다.
핵심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진입은 만 56세 다음달로 통일하되 6개월 연수를 추가했고 최하위 직급인 'L0'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개선방안을 찾기로 했다.
마지막 남은 걸림돌은 페이밴드(호봉 상한제)다. 페이밴드 적용을 유보하자는 데는 합의했지만, 유보 기한을 두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최근 거듭된 대표자 교섭을 통해 쟁점 사항 중 페이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안건에서 이견을 좁히고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주요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의 경우 전 직원이 만 56세 다음달로 일원화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부점장급은 만 55세에 도달한 다음달 1일, 팀원 급은 만 55세 도달한 다음해 1월 1일부터 각각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도록 이원화돼 있다.
산별합의에 따라 이를 1년 연장해야 했지만, 진입 시기를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의견의 골이 깊었다.
사측은 당초 만 56세 도달연도 1월 1일로 통일할 것을 제시했다가 만 56세에 도달하는 때의 다음달 첫날로 수정 제안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되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팀원급 직원을 위한 연수 지원을 약속받았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팀장 이하 임금피크제 진입 대상자는 6개월짜리 인생설계연수를 받으며 이 과정에서 연수비를 일부 지원받게 된다.
L0 처우 개선과 관련해서는 논의를 거쳐 근무경력 인정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노사는 인사제도TF를 꾸리고 L0 직원의 근속연수 개선방안을 찾기로 했다.
L0는 2014년 영업점에서 입출금을 전담하는 이른바 '텔러' 직군 4천1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만든 직급이다.
당시 텔러 근무 1년당 일반직 3개월 근무로 간주하고 최대 36개월까지 경력을 인정했으나, 근무경력 인정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였다.
보로금은 통상임금의 150% 상당 현금, 100% 상당 우리사주 무상지급, 50%에 해당하는 미지급 시간외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총 300%를 채우는 방안이 유력하다.
임금 인상률은 노조의 요구대로 일반직 2.6%, L0 등 저임금직 5.2%다.
이외에도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과도한 영업 경쟁을 부르는 영업점장 후선보임 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노사가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는 페이밴드 때문이다.
잠정합의안에 '2014년 11월 1일 이후 입행한 직원에 대해 페이밴드는 새로운 급여체계에 대한 합의 시까지 적용을 유보한다'라는 내용이 담겼지만, 유보 기한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생겼다.
사측은 기한을 넣지 않으면 페이밴드 적용이 무기한 유보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한을 명시할 것을 요청했고, 노조는 잠정합의안 그대로 갈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후 5년간 적용 유보 기간을 두자는 제안과 2019년 중에 재논의하자는 수정안을 사측이 제시했으나 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국민은행 노사가 막판 줄다리기 중이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이 근접한 만큼 조만간 임단협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갈등을 이어가기엔 양쪽 다 부담이 크다"며 "조만간 임단협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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