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혹 與무대응 속 野공세 격화…선거제개혁 대립도 심화(종합)

입력 2019-01-22 18:46   수정 2019-01-22 18:54

손혜원 의혹 與무대응 속 野공세 격화…선거제개혁 대립도 심화(종합)
민주 '탈당 손혜원' 무대응 전략 고수…한국, 목포 현장방문 총공세
손혜원, 페이스북 전방위 공방전…"내일 목포 구도심서 기자회견"
야 3당, 민주당 선거제 협상안 "면피용"…민주 "국민동의 얻을 수 있는 안"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연정 김여솔 기자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린 무소속 손혜원 의원 문제가 갈수록 야당의 더 큰 공세를 부르며 정국 경색의 심화를 이끌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손 의원이 탈당한 만큼 22일에도 무대응 전략을 고수했지만 야권은 특별검사 또는 국정조사 추진에 공조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정당 간 이해관계가 갈리는 선거제 개혁을 놓고선 전날 민주당의 협상안 제시를 계기로 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 등 야 3당 간 삼각 대치전선이 더 복잡해지고 확대됐다.
특히 민주당이 전날 내놓은 '의원정수 유지·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 2대1' 방안에 야 3당은 이날 '면피용 협상안'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야 3당은 동시에, 명확한 선거제 개혁안을 내놓지 않은 한국당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였다.
이처럼 한국당과 야 3당이 손 의원 의혹을 고리로 한 대여 공세에는 공조하지만, 선거제 개혁 문제에선 거대 양당(민주당·한국당)과 야 3당의 셈법이 다른 점은 정국 향배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야당은 이날 손 의원 의혹과 관련한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한국당은 특히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가동에 이어 이날 오후 진상 파악을 위해 투기 의혹이 불거진 목포 시내 곳곳을 찾았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목포 시민들과 만나 "이 지역이 외부에서 온 투기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투전판으로 돼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방문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여기서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 열심히 추적해 특정인들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손 의원이 문화 사랑 때문에 했다면 국정조사나 특검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2월 임시국회 보이콧 가능성도 거듭 언급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당대표 비서실장은 당 회의에서 "여의도에 정치개혁 등 풀리지 않는 과제가 쌓였는데 갑자기 손혜원 폭풍이 불었다"며 "민주당은 사과와 재발 방지보다 손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고 탈당 회견에 원내대표가 들러리를 섰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YTN 라디오에서 "손 의원이 출발은 선의로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물의를 빚었고 법 위반 소지도 있다"며 "검찰 조사와 함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 3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손 의원을 나란히 성토하기도 했다.
다만 여야 간사 간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안민석 문체위원장을 제외한 문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한국당 간사인 박인숙 의원은 "손혜원 의원이 대한민국을 뒤흔든 전무후무한 의혹을 일으켜 안타깝다"고 했고, 같은 당 조훈현 의원은 "민주당이 상임위 개최를 거부하는 것은 위장 탈당한 정권 실세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도 당 회의에서 손 의원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는 무대응 전략을 유지했다.
손 의원이 당을 떠난 만큼 공식적인 대응이 불필요한 데다 야당의 공세에 휘말리면 정쟁만 심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침묵 모드'로 일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십분 활용, 야권과 언론이 추가로 제기한 의혹에 일일히 해명했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은 물론 불과 사흘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민주당 금태섭 의원도 정면 비판하는 등 전방위 공방전을 펼쳤다.
손 의원은 23일 투기 의혹의 중심지인 목포 구도심 나전칠기박물관 건립 예정 부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사활을 건 선거제 개혁을 놓고 여야 대립도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야 3당은 민주당의 선거제 개혁 협상안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의원정수 확대를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야 3당의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무늬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이자, 가짜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평화당 정 대표는 "(민주당이)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는 면피용 안을 내놨다"고 꼬집었고,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원칙을 비껴가는 안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80%가 반대하는 의원정수 확대 대신 지역구를 줄이는 것으로 국민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협상안"이라고 맞받았다.
여기에 한국당 나 원내대표가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제를 받아들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의 선거제 개혁 협상은 더욱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제를 도입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난해 개헌 협상에서도 국무총리의 선출·추천권은 권력구조 개편의 핵심 쟁점이었다.
국무총리의 선출·추천권을 국회가 가져야 한다는 야당과 이러한 의원내각제적 요소는 국민의 뜻에 배치된다는 여당의 주장이 부딪히며 개헌 협상은 결국 성과를 내지 못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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