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8년만의 최저 성장률' 발표한 날 "중대위험" 경고

입력 2019-01-22 12:44   수정 2019-01-22 13:38

시진핑, '28년만의 최저 성장률' 발표한 날 "중대위험" 경고
"당의 장기집권 유지에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을 확실히 이룰 수 있도록 "중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28년만에 가장 낮은 6.6%로 발표한 날 나온 이런 발언은 중국 지도부가 점점 경제 둔화의 사회적 영향을 우려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22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각 성의 지도자들과 부장(장관)들을 모아놓고 연 공산당 중앙당교의 세미나에서 정치와 이데올로기, 경제, 과학기술, 사회, 외부환경 등의 "중대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장기집권과 개혁개방, 시장경제를 유지하는데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련"을 맞았으며, 외부환경도 험난하다고 말했다.
당이 정신적인 나태, 능력 부족, 인민으로부터 멀어짐, 소극적 업무 등의 위험이 엄중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은 비슷한 경고를 한 적이 있으나 이번 발언은 더 위기감이 크다면서, '당의 장기집권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언급은 새로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은 수십년간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다른 대부분의 공산주의 체제보다 오래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부진한 경제 성적표는 중국의 엔진이 식고 있다는 우려를 부각했다.
컨설팅업체 트리비움차이나의 파트너인 이더 인은 "시 주석의 모니터에는 점점 많은 적색등이 깜박이고 있다"면서 "그는 중국 전체가 여기에 관심을 두기 원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는 최근에 갑자기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국제 정세가 예측하기 어려우며 주변 환경은 복잡하고 민감하다면서 '블랙스완'을 고도로 경계하고, '회색 코뿔소'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처럼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는 위험을 말하며, '회색 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이다.
시 주석은 특히 경제가 안정적이라면서도 우려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경제 분야에서 국제환경과 국내조건에서 크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위기의식을 높여 경제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대 위험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정적인 발전과 위험 예방 간에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공급 측면의 개혁 과정에서 불가피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감독을 강화해 즉각적으로 리스크를 없애는 한편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고용 우선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좀비기업' 처리 필요성도 당부했다.
시 주석은 안정적인 고용과 금융, 무역, 투자 속에서 경제 성장이 합리적인 구간에서 유지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국가의 안보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유전자 편집, 자율주행, 드론, 서비스 로봇 등과 관련한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 세계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불안과 위험 요소가 많다면서 중국의 외부환경은 복잡하고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무역 전쟁을 벌이는 상황 등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국의 무역분쟁과 새 정책 때문에 중국이 1990년 이후 가장 둔화한 경제 수치(연간 경제성장률)를 발표했다"며 "중국이 종국에는 진짜 합의를 하고 장난을 그만둘 것이라는 게 매우 이치에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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