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최근 두 달 새 부산에서 땅속에 매설된 온천수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잇따라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10일 오후 1시 8분께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옛 온천극장 옆 이면도로에 뜨거운 수증기와 함께 온천수가 도로 위로 흘러나온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다.
이 사고로 너비 5m인 이면도로에 20여분간 섭씨 60도 정도의 온천수가 흘러나왔다.
다행히 누수량이 많지 않아 물에 데이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 긴급 점검 결과 온천수 공급 관로에 구멍이 생겨 온천물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름 150㎜인 이 관로는 2004년 상수도사업본부가 매설한 15년 된 배관이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이 일대 온천수 배관에서 파열 사고가 났다.
지난달 5일에는 부산 해운대구 중동 모 호텔 앞 도로 위로 섭씨 52∼54도 온천수가 유출되기도 했다.
모두 노후 관로가 부식되거나 파열돼 온천수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부산에서 온천수 관로가 묻힌 곳은 예로부터 온천이 유명한 해운대와 동래지역이다.
이곳에는 온천공에서 퍼 올린 온천수를 보관하는 양탄장에서 인근 온천업체로 물을 공급하는 배관이 거미줄처럼 매설돼 있다.
온천 관로를 관리하는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동래 2.2㎞, 해운대 2.4㎞ 등 총연장 4.6㎞에 이르는 온천수 배관이 있다.
지름 크기는 최대 200㎜에서 최소 20㎜까지 다양하다.
수십 년 전에 묻은 배관은 현재 대부분 개량, 교체된 상태라고 상수도사업본부는 밝혔다.
가장 오래된 배관은 23년 전인 1996년에 매설된 관로로, 한 번씩 온천수 유출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 상수도사업본부 설명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온천수 누수는 배관 자체 문제와 외부 요인에 의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온천수 배관은 이온 성분을 함유한 온천수가 흐르면서 생활용수 배관보다 부식이 빨라 유출 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간 부산 동래·해운대 지역 온천수 유출 건수는 15건 정도로 매년 5건 정도 유출 사고가 난 셈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부산지역 온천수 온도는 대체로 섭씨 30∼60도 정도인데 물을 받은 온천업체가 온천수를 데워서 쓰는 경우가 많다"며 "온천수가 유출되더라도 경기도 고양에서 발생한 온수관 파열 사고처럼 사상자가 생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최근 온천수 유출 사고가 잦자 부산 시내 온천수 관로 전체를 검사한 뒤 종합계획을 수립, 관리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온천수 배관 점검과 함께 1996년부터 해운대구 좌동과 중동 일원에 지역난방용 온수를 공급하는 열수송배관 74.5㎞에 대해서도 정밀진단 용역을 시행해 종합 보수작업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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