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평화협상 위해 아바나 머물러온 ELN 대표 "안전한 귀국 보장해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쿠바에 체류 중인 콜롬비아 최후 반군인 민족해방군(ELN)의 협상단 대표가 최근 발생한 경찰학교 차량폭탄 테러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정부에 안전한 귀국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블로 벨트란 ELN 협상 대표는 이날 "정부와의 평화협상을 위해 쿠바 아바나에 머무는 ELN 협상단은 ELN이 경찰학교 차량폭탄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전에 합의된 협정을 따라야 한다"면서 "ELN 협상단이 밀림에 있는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는 15일간의 기간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테러에 연관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최후까지 정부가 우리의 무사 귀환을 보장하도록 주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남부에 있는 헤네랄 산탄데르 경찰학교에서 폭발물 80㎏을 실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검문소를 뚫고 영내에 진입한 뒤 터져 운전자와 18∼23세 간부 후보생 20명 등 21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지난해에 보수 성향의 이반 두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경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온 ELN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으며, ELN은 며칠 뒤 "합법적인 전쟁행위"라고 주장하며 배후를 자처했다.
두케 대통령은 작년 8월 취임 직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17년 초 쿠바에서 시작된 ELN과의 평화협상이 재개되려면 ELN이 억류 중인 인질 17명을 전원 석방하는 것은 물론 적대행위와 범죄 활동 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내건 바 있다.
두케 대통령은 이번 테러 이후 ELN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선언하고 정부와의 평화협상을 위해 쿠바에 머물러온 10명의 ELN 지도자를 쿠바 당국이 체포해 본국으로 송환해달라고 압박했다.
ELN은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정당으로 거듭나자 최후 주요 반군이 됐다.
베네수엘라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삼는 ELN은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도를 중심으로 결성돼 현재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ELN을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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