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서 예술단 예산 전액 삭감하자 양주시 '전원 해촉'
(양주=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경기도 양주시가 운영하는 양주시립예술단 단원들이 지난달 28일부터 23일 현재까지 한 달 가까이 시청 정문과 양주역 등에서 1인 시위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양주시립예술단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양주시립예술단 노조에 따르면 합창단(25명)과 교향악단(35명) 등 63명으로 구성된 양주시립예술단원 전원은 지난달 26일 양주시로부터 1월 1일 자로 전원 해촉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앞서 양주시의회는 1년 시립예술단 운영 예산 7억5천여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시의 재무상태, 사업의 우선순위, 사업의 효과성 등을 검토해 시립예술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1년 단위로 단원을 위촉하기 때문에 사업이 종료돼 단원들을 해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촉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일부 시의원들은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 예술단원들의 노조 결성을 문제 삼는 발언을 했다.
2003년 합창단에 이어 2009년 교향악단을 만들며 10여 년을 운영한 양주시립예술단은 그동안 단원과 지휘자 간 내부 갈등이 심했다.
수석단원이 일반단원으로 강등되자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하는가 하면 다른 일부 단원들이 지휘자의 해촉을, 지휘자는 자신의 해촉을 요구한 단원들의 해촉을 시에 요구하는 민원을 내기도 했다.
일부 단원들은 외부 공연시 지휘자가 단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고, 지휘자는 이에 반박하며 문제를 제기한 단원의 해촉을 요구했다.
양주시가 민원에 '스스로 해결하라'는 답변으로 일관하자 단원들은 지난해 9월 노조를 결성했다.
결국 노조 결성이 도화선이 돼 예술단 운영 예산 전액 삭감과 시립예술단 해체로 이어졌다.
매월 50만∼60만원의 고정수당을 받으며 예술단원으로 활동했던 단원들은 소중한 일터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예술단원들은 1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로 제소하는 등 시립예술단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정 전국공공운수노조 양주예술단지회장은 "예술단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는커녕 시끄러운 존재로만 여긴 양주시가 시의회의 예산 삭감을 빌미로 시립예술단을 정리하려는 것"이라며 "시립예술단이 정상화될 때까지 단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주시 관계자는 "시립예술단을 다시 운영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혀 양 측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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