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정권 4년 성취 되돌리지 않을 정당이어야"…각료4명 참여 팔랑쁘라차랏당 유력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총선 일정이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태국 군부정권 일인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재집권 의지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23일 일간 더 네이션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전날 언론과 만나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는 정당에 들어가 총선 이후에도 총리직을 맡아 정치를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총선 이후에도) 내 일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면 어떤 정당과 함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어느 정당이 나를 총리 후보로 영입할지를 지켜보고 있다. 그런 제안이 오면 수락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그동안은 정당 가입에 대해 부정적 입장으로 알려져 왔다.
그는 또 "그 정당은 열심히 일하고 국민에게 헌신적이어야 하며 (지난 4년의 군부 정권이) 성취한 것들을 무효로 만들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자신을 정점으로 한 군부 정권이 만든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는 정당이라야 총리 후보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현 내각에서 활동하는 4명의 장관이 주축이 돼 창당한 뒤 군부 정권과 쁘라윳 총리 지지를 선언한 팔랑쁘라차랏당(PPRP)이 쁘라윳 총리의 '안착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팔랑쁘라차랏당도 이미 총선 후 총리 선출과 관련, 쁘라윳 총리도 일 순위 후보 중의 하나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쁘라윳 총리는 팔랑쁘라차랏당이 최선의 선택지가 아니냐는 기자들이 질문에는 아직 당에서 접촉은 없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애초 2월24일로 예정됐던 총선이 3월10일 또는 3월24일로 연기돼 실시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총선일로부터 90일 전에 정당에 가입해야 총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법 규정에 따라 쁘라윳 총리는 이번 총선에는 출마할 수 없다.
그러나 군부는 2016년 개헌을 통해 의원이 아닌 '비선출직 명망가'에게도 총리가 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쁘라윳 총리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도 총리직에 도전할 길을 열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