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주주 영향력 줄 수 있어야…지배구조, 기업 가치 창출에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효과적인 거버넌스(지배구조)는 기업 장기 가치 창출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23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효과적인 거버넌스 모델은 주주를 비롯해 회사 이사회와 경영진의 공동 책임"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초대형 연기금 중 하나로 꼽히는 CPPIB에서 김 대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총괄한다. CPPIB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덕목을 중요한 투자 요소로 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대표는 좋은 거버넌스에 필요한 세 가지 축으로 ▲ 이사회 ▲ 주주 영향력 ▲ 경영진 보수를 제시했다.
그는 "이사회는 투자자를 대신해 경영진을 감독하고 경영진과 같이 일할 수 있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이사회는 구성이 다양해야 하고 충분한 독립성이 있어야 하며 의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부족이 주요 경영 위험으로 부상했다"며 "성별 다양성 외에도 연령 다양성, 소수 집단 포함 여부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아무리 훌륭한 경영진과 이사회가 있어도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며 "이를 바로잡는 조치가 필요할 때 주주가 영향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 참여와 관련해 김 대표는 "CPPIB는 이사회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단독으로 또는 다른 투자자와 함께 회사에 대한 관여(engagement)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활동은 회사, 이사회, 투자자 간 신뢰를 쌓기 위한 것"이라며 "회사의 장기적 전략과 발전에 주주와 이사회의 공통 이해가 있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CPPIB뿐 아니라 다른 자산 소유자와 자산운용사 등이 주주 참여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등 징후가 보이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또 김 대표는 "경영진이 보수를 얼마나 어떻게 받는지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자 경영진이 어떤 목표를 추구하도록 장려되는지 가늠할 지표"라고 설명했다.
CPPIB는 아시아에 대한 투자 비중을 현재 25%에서 2025년 35∼4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CPPIB의 아시아 투자에서 현재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로 금액으로는 4조5천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한국 시장에는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큰 시장 중 하나이고 좋은 회사도 많아 앞으로 계속 관심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부터 시장이 조정받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산규모가 많이 늘어날 것이며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구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CPPIB가 정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투자 측면에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임명 권한은 이사회에 있고 이사회에 정부에서 오신 분은 한 분도 없다"며 "작년까지 CEO는 한 번도 연방의회에 가본 적이 없으며 의회에 가서 보고할 의무도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삼일PwC와 맥킨지 컨설턴트,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연금, 칼라일그룹 선임 운용역 등을 거쳐 2007년부터 CPPIB 아시아 사모투자(PE) 대표를 지냈고 2016년부터 CPPIB 아시아태평양대표를 맡고 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