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6%, 학급 규모 감축, 간호직·상담사·사서 채용키로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원노조(UTLA)가 사용자 격인 통합교육구(LAUSD)와 마라톤협상 끝에 임금인상·학급규모 축소 등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을 마련, 투표에 부쳐 승인했다고 AP통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스 카푸토-펄 UTLA 대표는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집계가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3만명의 교사 가운데 대다수가 잠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며 "교사들은 파업을 끝내고 23일부터 교실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됐으며 LA 교사들의 대규모 파업은 약 30년 만에 처음이었다.
LA지역 학생 수는 64만명에 이르며, 교사들이 파업한 동안 상당수 학생이 결석하거나 박물관 견학 등 대체 수업을 받았다. LAUSD에는 한인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도 포함돼 있다.
카푸토-펄 UTLA 위원장과 오스틴 보트너 LAUSD 교육감은 이날 21시간의 협상을 마치고 몇 시간 뒤 잠정합의안을 언론에 발표했다.
양측은 6%의 임금인상과 향후 4년 동안 학급 규모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4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학급 당 학생 수를 2019년과 2020년에는 한 명씩 줄이고, 2021년과 2022년에는 두 명 더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앞으로 3년 동안 600명의 간호직 채용을 비롯해 상담사와 사서 등 교사 지원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기로 했다.
실제 합의안을 이행하는 데는 '예산 문제'가 걸려있다.
통합교육구는 교사노조의 요구대로 하면 올해만 5억 달러의 적자가 나고, 퇴직 교사에 대한 연금과 의료보장을 위해 수십억 달러가 필요해 학교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보트너 교육감은 "합의에 도달해 기쁘지만, 재정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40년 동안 계속된 공교육 예산부족 문제를 한 주 만에, 또는 한 건의 합의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합의안에 따라 노조와 교육구, LA시장실은 LA 학교들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협력하게 된다.
LA 교사들의 이번 파업은 지난해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시작돼 오클라호마, 켄터키, 애리조나, 콜로라도, 워싱턴주로 번진 '레드4에드(Red4Ed)' 운동에 기반을 둔다.
이 운동은 교사들의 임금인상과 근로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교사들은 시위할 때 붉은색 옷을 입는다.
현재 덴버의 교사들은 기본급을 인상하고 일회성 보너스 의존도를 줄이자며 파업 찬반 투표 중이고,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교사들은 학급 규모 감축을 요구하며 연가투쟁을 벌이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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