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군 철군은 긍정적 행보…지역 정세 안정화에 기여할 것"
에르도안 "권력 공백 안돼…안전지대 조성해 테러 요소 제거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자 관계와 시리아 문제 등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경제, 인적 교류 분야 등에서의 양자 협력을 확대하고, 시리아 사태 해결 등 지역 현안에서도 조율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특히 미국의 철군 계획과 관련한 시리아 정세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과 터키 간에 진행 중인 시리아 북동부 지역 '안전지대' 설치 협상 등에 대해 어떤 합의를 이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터키는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시리아 북동부에 20마일(약 32㎞) 폭으로 '안전지대'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지도부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려는 계획이 시리아 정세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논의했다"면서 "만일 그러한 행보와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면 이는 긍정적 행보가 될 것이며 현재 쿠르드 조직의 통제 하에 있는 이 지역의 정세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푸틴은 이어 미국의 시리아 철군 발표와 관련, 시리아 정부가 쿠르드족 대표와의 대화를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그러한 대화는 시리아 사회의 단합과 민족적 화해를 촉진하고 시리아는 물론 모든 이웃 국가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쿠르드계를 지원해온 미군 철수로 권력 공백이 발생할 이 지역을 쿠르드계와의 협의를 통해 시리아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간접적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를 확보하려는 터키의 관심을 존중한다"면서 "터키와 시리아 간에 1998년에 체결된 테러와의 전쟁 관련 조약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상기시켰다.
기본적으로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시리아 정부가 통제하되 터키가 우려하는 시리아와의 국경 지대 테러 세력 소탕 문제는 양국이 조율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었다.
이 문제와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군의 시리아 철군 과정에서 테러 그룹들이 오용할 권력 공백이 조성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지역(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테러 요소가 제거될 것"이라면서 "30km 깊이의 완충지대 조성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 지대에서 지금까지 터키에 대한 위협이 제기되고 있다"고 안전지대 창설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은 '안전지대'에 관해 긍정적 신호를 줬으며 그것을 창설하는 데 있어 터키와 러시아 사이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터키 간 협력은 시리아 평화와 안정의 시금석"이라면서 "러시아와의 조율을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회견에서 시리아 북서부의 최후 반군 거점인 이들립 상황 안정화를 위해 어떤 추가 조치들을 취할지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들립에선 현재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러시아·터키 등 관련국들의 합의에 따라 휴전이 유지되고 있다.
에르도안은 휴전을 유지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터키가 이들립 내 테러 요소들과의 공동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회견에서 러시아와 터키가 난민들의 시리아 귀환 지원 문제에서도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만간 러시아에서 시리아 문제 논의 등을 위한 러-터키-이란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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