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캐나다·브라질, 잇따라 입장발표…야권 지도자 과이도에 힘싣기
(멕시코시티·상파울루=연합뉴스) 국기헌 김재순 특파원 = 미국을 비롯한 미주 우파 국가들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잇따라 발표했다.
반면 볼리비아와 멕시코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계속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국회가 헌법을 발동해 마두로 대통령이 불법이라고 선언했고 따라서 대통령직은 공석"이라며 "나는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복원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의 경제력과 외교력을 최대한 계속해 사용할 것"이라며 "다른 서반구 정부들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을 권하며 우리는 헌법적 정당성을 회복하려는 그의 노력을 지지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이날 베네수엘라에선 우파 야권과 지지자 수만 명이 마두로 사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과이도 의장은 지지자들 앞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하고 정권 퇴진운동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미국정부와 정치·외교 관계 단절"/ 연합뉴스 (Yonhapnews)
미국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자 여러 미주 국가가 뒤를 따랐다.
브라질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과이도 의장이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라 임시 대통령 직무를 맡았다"면서 "브라질은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며 베네수엘라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사회적 안정을 찾는 과정에서 정치·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10일 취임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으며,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장관은 마두로를 '전직 대통령'으로 호칭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에 도착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권이 하루속히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외에 북미의 캐나다와 칠레, 페루, 파라과이,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우파정부들도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회를 이끄는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도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볼리비아, 멕시코는 마두로 대통령 지지 입장을 밝혔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과 미국 정부의 정책은 주권 국가에 대한 직접적이며 무분별한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의 오랜 좌파 동맹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제국주의의 발톱이 남미의 자결권과 민주주의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려 하는 중요한 시기에 베네수엘라 국민과 형제인 마두로 대통령에게 우리의 연대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멕시코 대통령실의 헤수스 라미레스 대변인은 "우리는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불간섭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는 마두로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에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리마그룹 결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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