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생애 첫 4강 푸유 "여자 코치-남자 선수가 안 될 것 있나요?"

입력 2019-01-24 09:08  

[호주오픈] 생애 첫 4강 푸유 "여자 코치-남자 선수가 안 될 것 있나요?"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두 번 우승한 모레스모 코치와 '4강 합작'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 선수들은 남자 코치한테 지도받잖아요. 그 반대는 왜 안 되나요?"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올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단식 4강에 진출한 뤼카 푸유(31위·프랑스)가 되물었다.
푸유는 23일 열린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 밀로시 라오니치(17위·캐나다)를 3-1(7-6<7-4> 6-3 6-7<2-7> 6-4)로 물리쳤다.
생애 첫 메이저 4강의 쾌거를 이룬 푸유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푸유보다 다른 사람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바로 푸유의 코치인 아밀리 모레스모(프랑스)다.
올해 40살인 모레스모 코치는 2006년 호주오픈과 윔블던 여자단식 우승자로 지난해 말부터 푸유의 코치를 맡았다.
현재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00위 이내 선수 가운데 자신의 가족이 아닌 여성 코치를 둔 선수는 푸유가 유일하다.
사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를 봐도 100위 이내 선수 가운데 여성 코치를 둔 선수가 10명이 안 된다는 조사 결과가 지난해 8월 WT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바 있다.
그러니 남자 선수가 여자 코치를 두는 것은 비교적 양성평등의 정도가 다른 종목에 비교해 많이 앞선 편이라는 테니스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푸유는 지난해까지 호주오픈에 다섯 번 출전해 모두 1회전 탈락에 그쳤으나 모레스모 코치와 함께 한 올해 대회에서는 4강까지 승승장구했다.
또 8강 상대 라오니치와 맞대결에서도 이전까지 세 번 만나 단 한 세트도 뺏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3-1로 승리하며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물론 푸유가 2016년 윔블던과 US오픈 8강까지 진출했고, 개인 최고 랭킹도 지난해 3월 10위까지 기록하는 등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이름값에 비해서는 톱 랭커 출신이기는 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여성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메이저 4강까지 오르자 주위의 관심이 모레스모 코치에게 더욱 쏠리는 모양새다.
푸유는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모레스모 코치를 만난 이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코치가 여자냐, 남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레스모는 메이저 챔피언 출신이고, 매우 훌륭한 코치"라며 "그로 인해 동기부여가 더 잘 되고, 연습 때도 공 하나하나에 집중력을 갖고 지도한다"고 고마워했다.
지난해 3월 세계 랭킹 10위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30위 밖으로 밀린 푸유는 "사실 테니스를 16년 이상 해왔는데 지난 시즌부터 테니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며 "경기장이나 연습장에 나가면서 의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다 보니 자꾸 경기에서 지게 되고 자신감도 잃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며 "모레스모 코치와 함께하면서 벤치에서는 웃으며 농담을 하다가도 연습에 들어가면 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레스모 코치는 2014년 앤디 머리(영국)의 코치를 맡아 지금보다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머리는 2012년 US오픈과 런던 올림픽, 2013년 윔블던에서 우승한 톱 랭커 중에 톱 랭커였기 때문이다.
머리 이전에 여자 코치를 기용했던 선수로는 데니스 이스토민, 미카일 쿠쿠슈킨, 미카엘 로드라 등이 있었는데 머리는 이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세계적인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머리의 모레스모 코치 기용이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어떻게 여성 코치가 남자 선수 중에서도 최상의 실력을 갖춘 머리를 가르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었다.
하지만 푸유는 "시대가 바뀌었다"며 "그런 생각이 틀린 것이고 나에게는 그런 비판을 한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머리는 2016년까지 모레스모와 함께했지만 그 기간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번에 푸유가 모레스모 코치와 함께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 일단 그의 4강 상대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다.
푸유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결승 진출을 목표로 삼지는 않았다"며 "다만 연습한 것들을 경기장에서 활용하고, 내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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