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예찰·방역 강화 덕분"…명절 전후 전국 일제소독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올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아직 잠잠한 가운데 방역 당국이 마지막 고비인 설 연휴 민족 대이동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일제소독과 홍보 등으로 이뤄진 '설 연휴 방역 강화대책'을 24일 내놨다.
농식품부는 "국내에 서식하는 철새 규모가 이번 겨울철 최대치인 약 147만 마리에 달하고, AI 항원도 계속 나오고 있다"며 "AI 발생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인 점을 고려해 방역과 홍보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올겨울 AI사태 '잠잠'…설 고비 맞아 총력 방역/ 연합뉴스 (Yonhapnews)
AI 항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 시·도와 31개 시·군·구에서 H5·H7형 항원 50건이 검출됐다. 이는 지난 겨울철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중국·러시아·대만 등 주변국에서도 고병원성 AI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구제역 역시 중국 등 인근 국가에서 상시 발생하고 있어 백신 접종·소독 등 방역관리 미흡 시 언제든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 가능한 상태다.
돼지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가축 질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99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15일에는 몽골에서도 발생해 아시아 주변국으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설 명절 전후인 30일과 다음 달 7일을 '전국 일제 소독의 날'로 정하고 소독 차량과 장비 등을 총동원해 전국 모든 축산시설을 대상으로 청소와 소독을 벌인다.
소독 대상은 전국 축산농장 19만3천여곳,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시설 6천700여곳, 축산시설 출입 차량 5만8천여대, 방역 취약대상 3천400여곳 등이다.
축산농장과 축산시설에서는 자체 소독 장비를 활용해 내·외부 청소와 소독을 하게 된다. 축산차량은 인근 거점소독시설을 방문하거나 소속 회사에서 세차와 소독을 한다.
각 지자체와 농협은 방역 취약대상에 대해 자체 소독반과 공동방제단을 투입해 소독을 지원하고, 관내 축산농장과 시설에 대한 청소·소독 여부를 지도·점검한다.
농식품부는 간부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 소독을 독려하고 지도 점검하는 한편, 행안부·농진청·농림축산검역본부로 이뤄진 합동점검반을 꾸려 소독 상황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귀성객, 해외여행객, 축산 관계자를 대상으로 방역 홍보도 대폭 강화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기차역, 터미널, 공항만 등에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한다.
한편, 매년 겨울마다 국내 가금 농가를 괴롭힌 고병원성 AI는 아직 올겨울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의 경우 2017년 11월 전북 고창에서 첫 발병한 이래 지난해 4월까지 총 22건 발생한 바 있다.
앞서 2016∼2017년 겨울 400건에 육박하는 고병원성 AI가 발병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인 셈이다.
농식품부는 "과거에는 고병원성 AI가 발견돼야 방역 강화 조치에 들어갔지만, 올겨울은 고병원성 여부와 상관 없이 H5·H7 항원만 나와도 7일 간 10㎞ 범위에서 이동 제한과 예찰·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저병원성이라도 농장에 가면 바이러스가 변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철새 도래지에 대한 예찰 건수도 예년보다 165%나 늘렸다"며 "이 같은 방역 강화의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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