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게리니, 28개국 회원국 대표해 "국민 목소리 무시돼선 안된다" 성명
유혈 사태 가능성 경계…"정부의 과도한 무력사용 용납안돼"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유럽연합(EU)이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사실상 인정하고 조속한 재선거를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 28개 회원국을 대표해 발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목소리가 무시돼선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모게리니 대표는 "베네수엘라 국민은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결권(自決權)을 요구하고 있다"며 "EU는 베네수엘라가 헌법의 명령에 따라 자유롭고 신뢰가 담보된 선거를 위한 정치적 절차를 즉각 시작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U의 이번 성명은 과이도 의장이 스스로 임시대통령이라고 선언한 직후 나온 것이다. 사실상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배제하고 과도 정부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야권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이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퇴진을 요구해왔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브라질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데리카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유례 없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베네수엘라에서의 대규모 유혈 사태 가능성을 경계했다.
베네수엘라에선 연일 이어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진압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 이미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이도 대통령을 포함한, 유엔(UN) 내 모든 회원국의 시민권과 자유, 안전이 준수되고 존중받아야 한다"며 "정부에 의한 폭력과 과도한 무력 사용은 용납될 수 없으며 그런 방식으론 이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EU와 EU의 회원국들은 베네수엘라가 평화롭고 신뢰할 만한 정치적 절차를 통해 민주주의와 법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공식 성명에 앞서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유럽의 모든 회원국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지원하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lucho@yna.co.kr
베네수엘라 대통령…"미국정부와 정치·외교 관계 단절"/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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