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성주사지 동 삼층석탑, 56년 만에 보물 된다

입력 2019-01-25 10:18  

보령 성주사지 동 삼층석탑, 56년 만에 보물 된다
충남문화재서 승격 예고…중앙·서 석탑은 1963년 보물 지정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은 보물 제2013호 지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통일신라 말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령 성주사지 동(東) 삼층석탑'이 뒤늦게 보물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사적 제307호 '보령 성주사지'에 있는 충남유형문화재 제26호 동 삼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성주사는 신라 후기 승려인 낭혜화상(무염)이 847년 세워 약 1천년간 명맥을 이어오다 조선 시대 말기에 폐사했다고 전하는 사찰이다.
성주사지에는 국보 제8호 '보령 성주사지 낭혜화상탑비' 외에 석탑 4기가 있다. 금당 앞쪽에는 보물 제19호 '보령 성주사지 오층석탑'이 위치하고, 뒤쪽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동 삼층석탑을 비롯해 보물 제20호 '보령 성주사지 중앙 삼층석탑'과 보물 제47호 '보령 성주사지 서(西) 삼층석탑'이 섰다.
이 같은 건축물 배치는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없는데, 학계에서는 먼저 금당 앞쪽에 오층석탑을 세워 '1탑 1금당' 형식을 조성한 뒤 나중에 석탑 3기를 금당 뒤쪽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흥미로운 사실은 동 삼층석탑이 중앙 삼층석탑, 서 삼층석탑과 거의 같은 시기에 동일한 장인이 제작했다고 추정되며, 다른 탑에 뒤지지 않는 예술성과 조형미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보물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성주사지 오층석탑·중앙 삼층석탑·서 삼층석탑은 1963년 일제히 보물로 지정됐으나, 동 삼층석탑은 1973년에야 충남유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960년대 초반에 국보와 보물 제도를 재정비하면서 빠진 것으로 추측할 뿐, 보물 지정이 늦은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층 기단 위에 3개 층을 올린 동 삼층석탑은 높이가 4.1m이다. 기단 상부에는 별도의 돌로 만든 받침석이 있고, 1층 탑신에는 문고리와 자물쇠를 표현한 문짝 문양을 새겼다.



한편 지난해 11월 보물로 지정 예고된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은 보물 제2013호가 됐다.
운길산 수종사 대웅전 옆에 보물 제1808호 팔각오층석탑, 삼층석탑과 함께 있는 석조 사리탑은 높이가 2.3m이다. 팔각형 기단 위에 둥그런 탑신을 올리고 옥개석(屋蓋石·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었다.
옥개석 낙수면에는 '太宗 太后/貞惠 翁主/舍利 造塔/施主 文化 柳氏/錦城 大君 正統/四年 己未 十月日'(태종 태후/정혜 옹주/사리 조탑/시주 문화 류씨/금성 대군 정통/사년 기미 십월일)이라는 명문을 새겼다.
이를 통해 사리탑이 태종 후궁인 의빈 권씨가 낳은 딸 정혜옹주(?∼1424)를 위해 만들어졌고, 세종 22년(1439) 10월에 세종의 여섯째 아들인 금성대군과 문화 류씨가 시주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정혜옹주는 1419년 운성부원군 박종우(?∼1464)와 혼인했으나 5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금성대군은 의빈 권씨가 키웠으며,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고 알려졌다.
사리탑은 미술사적으로 형체가 비교적 완전하게 남았으며 건립 연대가 분명하고, 조선 초기 왕실의 불교 신앙과 조형 경향을 알려주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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