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 정치권에 브렉시트 타협 촉구

입력 2019-01-25 10:47  

엘리자베스 여왕, 정치권에 브렉시트 타협 촉구
스코틀랜드 독립투표에 이은 드문 정치 간여 발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60여일을 앞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가 정치권의 이견으로 깊은 수렁에 빠진 가운데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24일 찬반 양측에 '공통점'을 찾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25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국가원수인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샌드링험 여성연구소 10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둘러싸고 대립 중인 정치권을 겨냥, "보다 큰 그림을 모색하되 서로 공격하지 말고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여왕이 국정에 언급하고 나선 것은 64일을 앞둔 브렉시트가 아직 그 방법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교착에 빠져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여왕의 언급을 계기로 향후 브렉시트로 야기된 정치권과 사회의 분열을 해소하기 위해 영국 왕실 내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추가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여왕은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결코 보다 큰 그림을 잃지 않는 가운데 상대방의 다른 의견을 존중하면서 공통점을 찾기 위해 협력하는 레시피를 선호한다"면서 "이러한 접근은 나에게 불변의 것이며 모든 사람에게 이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여왕의 이날 발언은 다른 견해를 존중할 것을 강조한 지난달 크리스마스 발언을 일부 반영하는 것이나 발언의 의도성을 더욱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국가원수로서 공사석에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언급을 표명하지 않도록 법적으로 규제받고 있으나 드물게 이러한 정치적 중립성이 일탈한 사례가 있다.
주요한 일탈 사례로 여왕은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발모랄에서 연설을 통해 "주민들이 미래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에게 영국 잔류를 지지하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졌다.
여왕의 발언은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과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등 핵심 각료들이 '노딜' 브렉시트를 재앙으로 맹비판하는 가운데 나왔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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