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현대 "정상적인 공장 간 인사이동일 뿐 감원 아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현대자동차의 중국 내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일부 생산직 사원들에게 회사를 떠나면 보상을 하겠다면서 사실상의 감원에 나섰다는 중국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이에 베이징현대 측은 중국 전역의 여러 공장 간 정상적 인력 재배치의 일환이라면서 감원이 추진 중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信)은 25일 복수의 직원들을 인용해 베이징현대가 베이징 3공장 소속 일부 근로자들에게 충칭(重慶)과 창저우(滄州)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과 회사를 떠날 때 보상금을 제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베이징 공장을 떠나 충칭이나 창저우 공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직원에게 5천위안(약 83만원)의 보상금을, 스스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에게는 한 달 치 월급에 '근무연수+1'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신은 베이징현대가 내부 문건에서 최근 감산의 영향으로 1분기 베이징 3공장에서만 1천500명의 유휴 인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차이신은 베이징현대가 정식 해고 절차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감원을 유도하는 '소프트 감원'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했다.
타 지역 공장으로 옮기기 어려운 일부 직원은 이미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최근 사직한 한 전 직원은 차이신에 "지난주 회사에 이직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지만, 그 후 계속 전화가 와서 다른 곳으로 가 근무하라고 요구했다"며 "나는 베이징 사람인데 어떻게 가족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 측은 감원이 진행 중인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인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차이신에 "이번 인사 변동은 공장 간 정상적인 인사 조정으로, 감원이라는 것은 사실에 맞지 않는다"며 "일부 직원을 충칭과 창저우 공장에 보내는 것은 그곳의 숙련공 비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2002년 현대자동차와 중국 기업인 베이징자동차가 각각 절반 지분으로 세운 합작 법인이다.
이후 베이징현대차는 중국에서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단기간에 생산 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여 중국에서 '현대 속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베이징 1∼3공장 이후 창저우와 충칭에 4공장과 5공장을 지어 현재 연간 생산 능력은 165만대에 달한다.
베이징현대는 2013년부터 4년 연속 100만대 이상을 생산했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의 여파 속에서 2017년 생산량이 82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8년 생산량은 전년보다 3.7% 감소한 79만대를 기록하면서 베이징 3공장 등 일부 공장의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부터 중국의 전반적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분위기 속에서 비단 베이징현대뿐만 아니라 중국 안팎의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고전 중이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6.0% 감소한 2천272만대로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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