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자책 "실망 안겨드려 죄송"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체력 저하에 따른 경기력 문제로 자기 몫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와 8강전에서 0-1로 패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지쳐있었다"라며 "이런 경기력을 보여 동료들과 코치진, 팬들께 실망을 안겨드렸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몸 상태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라며 "내가 관리를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손흥민은 지난해부터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와 소속팀 경기를 쉬지 않고 뛰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난 14일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풀타임을 뛴 뒤 곧바로 아랍에미리트로 이동해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16일 중국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를 풀타임 출전했다.
그리고 16강 바레인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을 모두 뛰었고, 이날 카타르와 8강전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많은 분이 기대하고 계셨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체력문제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드려 나 스스로 화가 많이 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전을 마친 뒤) 다음 경기에선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몸 상태가 안 좋았다"라며 "나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8강 탈락도 막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 계속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한국 축구 대표팀의 미래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아시아에도 만만하게 볼 상대가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선수들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료선수들과)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대표팀을 생각하며 몸을 만들자고 이야기를 나눴다"라고도 했다.
대표팀 일정을 마친 손흥민은 곧바로 영국으로 이동해 소속팀에 합류한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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