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 계기 다시 뭉치는 브라질 좌파…"과이도 반대"

입력 2019-01-26 08:33  

베네수엘라 사태 계기 다시 뭉치는 브라질 좌파…"과이도 반대"
"보우소나루는 베네수엘라에 관해 말할 자격 없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지난해 10월 대선 이후 분열양상을 보이던 브라질 좌파진영이 베네수엘라 사태를 계기로 결속력을 복원해가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일제히 성토하면서 연대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노동자당(PT)과 브라질공산당(PC do B), 사회주의자유당(PSOL) 등 좌파 정당들은 그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정치 행태를 두고 이견을 보였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자 이를 한목소리로 비난하면서 결속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측근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는 자극제가 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비자금을 이용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불법적인 방식으로 대선을 치렀다면서 "보우소나루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좌파 정당들은 성명을 통해 보우소나루 정부가 인접국의 갈등에 관해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촉구해온 브라질의 불간섭 외교 전통을 깨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주의자유당은 "후안 과이도는 브라질 등 남미지역 우파와 극우 정권의 지지 속에 미국 국무부가 꾸민 용납할 수 없는 외부 간섭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브라질공산당도 마두로 대통령을 두둔하지 않은 채 "브라질은 140여년 전부터 인접국과 군사적 갈등을 빚지 않았으며 국제문제에 있어서 항상 협상과 실용적인 균형을 추구했다"면서 "현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미국과 브라질, 기타 국가들이 베네수엘라의 주권과 자결권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면서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했다.
호프만 대표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개입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자당과 브라질사회당(PSB), 사회주의자유당 지도부는 지난 22일 브라질리아에서 만나 연방하원에서 야당 블록을 형성하기로 했다. 블록에는 민주노동당(PDT), 브라질공산당,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등 다른 좌파 성향 정당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좌파 정당들은 다음 달 1일 연방의회 개원 이후 야권연대를 강화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를 확실하게 견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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