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아메리칸 패밀리 인슈어런스'가 명명권 계약…팬 5만여 명, 이름 변경 반대 청원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프로야구(MLB)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이 홈구장 '밀러파크'(Miller Park) 이름 변경 계획을 발표했다.
브루어스 구단은 밀러파크가 처음 문을 연 지난 2001년부터 18년간 홈구장 명명권(Naming Right)을 갖고 있던 맥주 제조업체 '밀러쿠어스'(MillerCoors)와의 계약이 내년 말로 종료됨에 따라 새로운 스폰서업체 '아메리칸 패밀리 인슈어런스'(AmFam Insurance)와 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지역 일간지 밀워키 저널 센티널은 브루어스 팬 다수가 이에 반발하고 있으나 AmFam인슈어런스 측은 "부정적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이름변경 계획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AmFam인슈어런스는 브루어스 구단에 막대한 금액을 제안하고 15년간 명명권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AmFam인슈어런스의 브루어스 홈구장 명명권은 2021년부터 발효되며, 구장명은 '아메리칸 패밀리 파크'(AmFam Park)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이 전해진 후 브루어스 팬들은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밀러파크가 단순한 야구 경기장을 넘어 한때 '미국 제1의 양조 도시'였던 전통의 맥주 도시, 밀워키를 상징하는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팀 이름 브루어스(Brewers)는 '맥주 만드는 사람들'을 뜻한다.
1969년 창단돼 1970년부터 밀워키를 연고지로 운영된 브루어스는 '밀워키 카운티 스태디엄'을 홈구장으로 쓰다 2001년, 밀러 사의 후원으로 4만1천900명 수용 규모의 지붕개폐형 밀러파크를 건립했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컴'(change.com)에 개설된 밀러파크 이름 지키기 청원서에는 이틀 만인 25일 오후 6시 현재 5만4천250여 명이 서명했다. 유사 청원서에도 수백에서 수천명이 지지를 표했다.
이들은 "브루어스 구단이 금전적 이익을 위해 전통과 명분을 저버리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855년 밀워키를 기반으로 설립된 맥주 제조업체 '밀러'(Miller Brewing Company)는 2002년 '사우스 아프리칸 브루어리스'(SAB)가 사들이며 '사브 밀러'(SABMiller)가 됐고, 이후 캐나다 '몰슨 브루어리'와 '쿠어스 브루잉 컴퍼니'의 합병으로 탄생한 '몰슨 쿠어스 브루잉 컴퍼니'(Molson Coors Brewing Company)가 2008년 '사브 밀러'와 조인트 벤처로 만든 것이 시카고에 본사를 둔 '밀러쿠어스'다.
한편 아메리칸 패밀리 인슈어런스는 1927년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 설립된 종합보험회사로, 포천 500대 기업 311위에 올라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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