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당국, 13일간 구조노력 폈으나 이미 숨져있어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스페인에서 직경 25cm, 깊이 약 100m의 좁은 시추공에 빠졌던 두 살배기 남자아기가 1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스페인 구조당국은 26일(현지시간) 오전 1시 25분께 남부 말라가의 토탈란시에 있는 시추공 속에서 숨져있는 훌렌 로세요를 발견했다고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소방당국과 기술진은 시추공 바로 옆에 수직으로 터널을 파 내려가 ⅔ 정도 깊이의 시추공에 로세요가 걸려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로세요는 지난 13일 나들이를 함께 나온 부모가 점심을 준비하는 도중 시추공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시추공은 한 달 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수맥 탐사를 위해 뚫은 것으로 안전조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사고 다음 날 로세요가 실종될 당시 들고 있던 컵과 사탕 봉지를 시추공에서 발견했고, 16일에는 시추공 내부에서 찾아낸 머리카락에서 로세요의 유전자(DNA)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사고가 나자 지난 2010년 칠레에서 광산 붕괴로 매몰된 33인의 광부를 69일 만에 구조하는 작업을 도왔던 스웨덴 구조업체와 오스트리아 구조팀이 힘을 보탠 가운데 스페인 당국이 13일 간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폈다.
토탈란 주민들은 아기의 가족을 돕고자 모임을 가졌고, '스페인 사람 모두가 너와 함께 있다', '우리 모두의 힘을 너에게 보낸다'는 등 플래카드를 들고 구조 작업을 응원했다.
로세요의 아버지 호세를 포함한 친인척들도 로세요가 살아 있기만을 바랐지만, 결국 이들이 기대했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2017년 로세요의 형이 세 살 때 말라가의 해변을 가족과 함께 걷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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