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슈퍼볼 진출을 가로막은 희대의 오심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미국프로풋볼(NFL) 사무국이 조용히 오심을 인정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26일(이하 한국시간) NFL 사무국이 로스앤젤레스 램스의 코너백 니켈 로비-콜먼에게 벌금 2만6천739달러(약 3천만원)를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로비-콜먼은 지난 21일 내셔널콘퍼런스(NFC) 챔피언십에서 4쿼터 막판, 뉴올리언스의 와이드 리시버 토미리 루이스를 헬멧 대 헬멧으로 들이받았다.
NFL에서는 뇌진탕을 예방하기 위해 수비수가 고개를 숙여 헬멧으로 상대 공격수의 헬멧을 들이받을 경우 파울을 선언한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 경기에서는 헬멧 대 헬멧 반칙이 불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패스 방해 반칙조차 선언되지 않았다.
램스의 26-23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오심이었기에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NFL 역사상 최악의 오심"이라는 미국 언론의 가시 돋친 비판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뉴올리언스 지역 정치인까지 가세해 재경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로부터 벌써 닷새가 지났지만, NFL 사무국은 오심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어느 누가 봐도 명백한 오심이기에 부인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섣불리 인정했다가는 슈퍼볼 일정과 흥행에 차질을 빚을 게 뻔하기에 NFL 사무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단 NFL 사무국은 로비-콜먼에게 벌금을 부과하며 적어도 오심이 있었다는 사실은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논란의 장면은 두 팀이 20-20으로 팽팽하게 맞선 4쿼터 종료 1분 45초를 남겨두고 나왔다.
서드 다운에 나선 뉴올리언스의 와이드 리시버 루이스가 패스를 잡기 전에 램스의 코너백 로비-콜먼이 헬멧으로 강하게 들이받아 넘어뜨렸다.
로비-콜먼은 공의 궤적을 쫓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고개는 눈앞의 루이스에게만 향한 채 달려와 헬멧으로, 그것도 공이 도착하기 전에 충돌했다.
명백한 패스 방해였고,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헬멧 대 헬멧 반칙이 성립하는 상황이었다.
두 반칙 중 어느 하나라도 불렸다면 뉴올리언스는 퍼스트 다운을 경신하며 시간을 완전히 소모한 뒤에 필드골을 시도할 수 있었다.
로비-콜먼조차 경기 후 "그건 명백한 PI(Pass Interference·패스 방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칙은 불리지 않았고, 뉴올리언스는 1분 41초를 남겨두고 필드골을 차야 했다.
오심 덕분에 기사회생한 램스는 동점 필드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결국 슈퍼볼 진출 티켓을 거머쥔 쪽은 램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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