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파견 무관 "과이도 의장이 유일·적법한 대통령"
외교부 "미국과 이익대표부 설치 협상 중"…美 대사관 직원 철수 기한 30일로 연장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퇴진 압박을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든든한 지지세력이었던 군부에서 첫 이탈자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에 파견된 베네수엘라의 고위급 무관은 자국민과 군부에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베네수엘라군의 호세 루이스 실바 대령은 영상에서 "오늘 나는 베네수엘라의 국민, 특히 군에 속한 내 형제들에게 후안 과이도를 적법한 유일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그는 자신이 워싱턴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촬영 중이라고 밝혔다.
실바 대령은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더는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군은 시위대에 대한 공격을 피해야 하며, 민주주의 회복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두로는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유력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졌다며 무효를 선언하고 정권 퇴진운동을 벌여왔다.
마두로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자리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당선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은 즉각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내 자국 대사관과 영사관을 먼저 폐쇄하면서 외교관의 철수를 지시했다.
아울러 미국에는 72시간 이내에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외교관들의 철수를 요구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과이도 의장이 미국과의 외교 관계 유지를 희망하는 만큼 단교 조치를 거부했으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비필수적 업무에 종사하는 일부 외교관들을 불러들이고 자국민에게도 출국을 권고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이 제시한 72시간이 만료되는 이 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당초 사흘이던 시한을 30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미국 측과 상대국에 각자 자국 대사관을 대체할 이익대표부를 두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협상 기한을 30일로 정하고 그때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자국 내 미국 대사관 직원 전원이 출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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