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미사 중 폭발 뒤 1분여 만에 출동 군경 대상 두번째 폭발…군 관계자 "테러"
이슬람 자치법 통과 직후 발생…해당 지역은 자치법 반대 우세
(방콕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박인영 기자 = 필리핀 최남단 홀로 섬의 가톨릭 성당 인근에서 일요일인 27일(현지시간) 두 차례에 걸쳐 폭발물이 터져 최소 20명이 숨지고 111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AP통신은 현지 보안 관계자를 인용, 이날 오전 홀로 섬의 한 성당에서 미사 중에 폭발물이 터졌고, 약 1분 후 군경이 폭발 현장인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앙 출입구 인근에서 또다시 폭발물이 터졌다고 전했다.
두 번째 폭발은 성당 앞에 세워진 오토바이에 장착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애초 필리핀 당국은 사망자가 최소 27명이라고 발표했다가, 중복 집계가 있었다면서 사망자 숫자를 최소 20명으로 정정했다.
경찰은 사망자가 민간인 15명과 군인 5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서도 민간인이 90명으로 대다수다.
부상자 중 중상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AFP 통신은 이번 사건이 정부군과 반군간 갈등이 여전한 필리핀 남부 지역에서 지난 수년간 발생한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폭발 충격으로 인해 성당 입구가 심하게 부서졌고 본당 내 의자와 문 등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필리핀 보안 당국은 사건 현장인 성당으로 향하는 도로를 봉쇄한 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이번 폭발사건과 관련, "모든 살인범이 법정에 세워질 때까지 악랄한 범행의 배후에 있는 무자비한 범인들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슬림 인구 비율이 높은 필리핀 남부 일대에는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의 세력이 강하다.
특히 폭발사건이 발생한 홀로 섬도 IS 연계 무장세력인 '아부사야프' 조직의 주요 활동무대로 알려졌다.
이날 폭발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이슬람 자치정부를 세우는 '방사모로(이슬람 국가) 기본법'이 지난 21일 1차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아 정부군과 무슬림 반군 사이의 50년 내전이 종지부를 찍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발생했다.
AP통신은 홀로 섬이 속한 남부 술루주(州)에서는 이 법에 반대표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홀로 섬 지역을 담당하는 필리핀군 대변인은 AFP 통신에 "폭발사건의 동기는 물론 테러"라면서 "평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방사모로 법이 비준된 직후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조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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