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올해 북한과 국교 정상화 목표" 밝혀

입력 2019-01-28 14:05   수정 2019-01-31 11:19

日 아베, "올해 북한과 국교 정상화 목표" 밝혀
새해 시정연설…"김정은 위원장 직접 만나 과단성 있게 행동할 것"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 청산" 거론…한국 관련 언급 아예 안 해
"헌법은 국민 이상 담는 것"…국회 차원 개헌 논의 당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8일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레이더-초계기 저공비행 갈등' 등 여러 이슈가 돌출해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중·참의원)에서 한 시정방침 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 미사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야 한다"면서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서 모든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이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올해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북한 관련 내용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대응'에 초점을 맞췄던 작년의 연설 내용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작년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그 어느 때보다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으로 (일본의) 안보환경은 전후(戰後) 가장 힘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토록 해야 한다"고 했었다.
이 같은 변화에는 북미 간에 작년 6월의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2차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등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 레이더 조사(照射) 논란 등으로 대립 상태가 격화된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올해 시정연설에서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종군 위안부' 문제로 갈등을 겪던 작년도 시정연설 때만 해도 최소한 '협력관계'를 거론했던 것에 비춰보면 올해는 한국 '패싱(외면)' 외교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인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작년 연설에서 미국, 중국을 차례로 거론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는 양국 간 국제 약속, 신뢰의 축적 위에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시대의 협력관계를 심화하겠다"고 언급했었다.
아베 총리의 지난해 연설은 한국에 대한 '의도적 홀대'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아베 총리는 국내 부문의 정책 방향으로는 올 10월부터 3~5세의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등 전 세대형 사회 보장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내년에 외국인 관광객 4천만 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국토 경쟁력 강화를 위해 7조엔(약 70조원)을 투입하고, 내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계기로 대지진에서 재기한 도호쿠(東北) 지방을 세계에 홍보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안전보장 정책 차원에서 오키나와 후텐마 비행장을 매립 예정인 헤노코로의 이전을 계속 추진하고 사이버, 우주 등의 영역에서의 새로운 방위력 구축에도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 중심의 외교 전략으로 올 8월 아프리카 국가들을 파트너로 하는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를 열겠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끝없는 논란을 낳아온 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선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 "헌법은 국민의 이상을 담는 것이자 다음 시대의 길잡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진전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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