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해란 언니와 한 팀이어서 천만다행이죠."
이재영(23·흥국생명)이 눈을 반짝이며 말하자, 김해란(35)이 이재영의 손을 꼭 잡으며 답했다.
"나도, 나도."
지난 시즌 최하위에 처진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V리그 여자부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김해란이 후위에서 상대 공격을 걷어 올리고, 이재영은 전·후위를 오가며 상대 코트를 맹폭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도 김해란은 디그 21개를 성공하며 후위를 지켰고, 이재영은 56.76%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양 팀 합해 최다인 23점을 올렸다.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김해란은 V리그 최초로 디그 성공 9천개(9천1개) 고지도 밟았다.
경기 뒤 인터뷰장에 들어온 둘은 서로를 향한 칭찬을 쏟아냈다.
김해란은 "다른 팀에서 뛸 때도 이재영은 두려운 상대였다. 그런데 이재영이 더 성장하고 있다"며 "공을 때리기 직전에 방향을 트는 기술이 늘었다. 리베로에게 가장 두려운 선수"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영은 "예전부터 김해란 선배와 함께 뛰고 싶었다. 코트에서는 물론 훈련할 때도 김해란 선배는 정말 멋있다"며 "우리 팀에서 김해란 선배의 수비 비중이 엄청나다. 김해란 선배가 어려운 공을 받아내고, 우리가 득점으로 연결하면 팀 사기도 오른다"고 화답했다.
이재영은 "해란 언니와 한 팀이어서 천만다행이다. 거의 모든 경기에서 내 맘속의 MVP는 해란 언니다"라고 웃기도 했다.
친언니처럼 고운 눈길로 이재영을 바라보던 김해란도 이재영의 손을 꼭 잡았다.
김해란은 2017-2018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이재영은 2014-2015시즌 흥국생명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5시즌째 뛰고 있다.
지난 시즌 V리그 최정상급 토종 레프트와 최고 리베로를 보유하고도 흥국생명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적생 김해란과 주포 이재영이 느낀 좌절감도 상당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올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이재영과 김해란의 활약이 가장 큰 동력이다.
이재영은 토종 중 가장 많은 444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까지 합해도 득점 3위다.
김해란은 세트당 디그 성공 6.803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