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퍼지며 중국 검색엔진서 검색어 1위 차지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미국 듀크대 의과대 교수가 중국 유학생들에게 '교내에서 100% 영어만 사용해 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가 역풍을 맞아 보직에서 물러났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듀크대 의대 대학원에서 생물통계학 석사과정 학과장을 맡고 있던 메간 닐리 교수는 전날 유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이메일에서 "동료 교수 두 명이 내게 와서 교내 라운지에서 중국어로 매우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들의 이름을 물었다"며 "왜 이름을 묻냐고 했더니 교수들은 '그래야 그 학생들이 인턴이나 석사 프로젝트에 지원했을 때 기억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교수들은 유학생들이 영어 실력을 향상할 기회를 잡지 않는데 실망했고, 공개된 장소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쓰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 했다"고 덧붙였다.
닐리 교수는 "제발, 제발 교내에서 중국어로 말할 때는 이런 의도치 않은 결과를 기억해 달라"며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알지만, 교내에서는 100% 영어만 사용하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닐리 교수의 이메일은 삽시간에 SNS를 통해 퍼졌고, 중국의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이는 명백히 유학생에 대한 차별이라 조사해야 한다"고 반발했고, 중국의 네티즌들은 "인종차별이다", "미국의 중국 유학생들을 귀국시켜야 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닐리 교수는 메일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보직에서 물러났다고 듀크대 교내신문이 보도했다.
메어리 클랏먼 듀크대 의대 학장은 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교내에서 어떤 언어를 쓰든지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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