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남부 술루주(州)에서 131명의 사상자를 낸 성당 폭탄테러가 필리핀 내 이슬람계 소수민족 내부 갈등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8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술루주 홀로 섬의 한 성당에서 1분 간격으로 폭탄테러가 2차례 발생, 최소 20명이 숨지고 111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로 우리나라 교민이나 관광객의 피해는 없다고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술루주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자치지구(ARMM)에 있는 지역이다.
지난 21일 ARMM에서 실시돼 찬성률 83%를 기록한 '방사모로(이슬람 국가) 기본법'에 대한 주민 찬반투표에서 유일하게 반대표가 많았던 지역이다.
방사모로 기본법은 ARMM과 인근 28개 마을에 입법, 행정, 재정권 등을 갖는 이슬람 자치정부를 수립하는 것으로 지난해 7월 필리핀 국회를 통과했다.
방사모로 자치정부는 2014년 3월 50년가량 벌인 내전 끝에 필리핀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슬람계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 이끌게 된다.
술루주는 MILF의 라이벌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근거지다. 또 IS를 추종하는 반군 '아부사야프'를 비롯한 중소규모 무장단체의 활동무대이기도 하다.
필리핀 당국은 이번 테러가 방사모로 기본법 찬반투표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다음달 6일 ARMM 이외 지역에서 찬반투표를 할 계획이어서 술루주는 물론 방사모로 자치정부 대상 지역 전체에 대한 치안을 대폭 강화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슬람계 소수민족 간의 결속을 당부하고 나섰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방사모로 기본법에 반대하는 주민도 다수의 결정을 존중해 새로운 지도부와 협력해야 한다"면서 "방사모로 기본법은 필리핀 남부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이슬람계는 10% 미만이고 주로 남부 지역에 밀집해 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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