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국민안위를 더 걱정했던 경찰관"…박권서 경감 영결식

입력 2019-01-28 11:32   수정 2019-01-28 11:40

"자신보다 국민안위를 더 걱정했던 경찰관"…박권서 경감 영결식
유족·동료 420여명 참석…"조국은 자랑스러운 경찰관 기억할 것"



(익산=연합뉴스) 임채두 정경재 기자 = 신고를 받고 출동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박권서(58) 경감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경찰서에서 동료의 슬픔 속에 전북지방경찰청장(裝)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강인철 전북경찰청장, 박헌수 익산경찰서장, 동료경찰관을 비롯해 정헌율 익산시장과 시민 420여명이 참석했다. 영전에는 고인이 더는 입을 수 없는 경찰 정복과 모자, 그리고 위폐·옥조근정훈장이 놓였다. 고인은 경감으로 추서됐다.
영결식은 국민의례와 조사 및 추도사,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고인에 대한 경례 순으로 진행됐다.
박헌수 익산경찰서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은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31년 동안 자신의 안전보다 국민 안위를 더 걱정하는 참된 경찰관이었다"며 "오직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달려가는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의식, 차돌 같은 양심이 28살 박 순경을 지금의 명예로운 경찰관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을 그리워하고 슬퍼하는 이 순간에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원망스럽다"며 "동료와 국민, 조국은 자랑스러운 경찰관이었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박 경감과 함께 근무한 동료를 대표해 고별사를 한 여산파출소 임성호 경위는 "항상 밝은 미소와 목소리로 따뜻하게 우리를 대한 선배님이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며 "사고가 있었던 날 퇴근하는 저에게 '성호야, 순댓국 먹고 갈래?'라고 물어보셨을 때 왜 마지막 식사를 함께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흐느꼈다.
차오르는 슬픔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임 경위는 "선배님이 손녀딸과 영상통화를 하며 좋아했던 모습, 몸에 열이 많아 땀 흘리며 식사했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이 땅에서 고단했던 모든 일을 잊고 이제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맺었다.
유족과 동료들은 영결식 내내 비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동료들은 아직도 고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영정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녀를 끔찍이 생각하셨는데', '이제 곧 있으면 퇴직이신데' 하는 안타까운 탄식이 동료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영결식이 끝나고 박 경감을 태운 운구차는 익산의 한 화장장으로 향했다. 정복을 입은 동료들은 운구차 양옆으로 도열해 거수경례로 박 경감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익산경찰서 여산파출소 소속 박 경감은 지난 25일 오후 11시 45분께 "운전 중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차를 타고 출동하다가 익산시 여산면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승용차와 정면으로 충돌해 숨졌다. 당시 순찰차를 들이받은 차는 중앙선을 넘어 주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ja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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