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개방형 공모 교장 4명 중 2명,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
교육 현장 "석연치 않다", 교육청 "공정한 절차 거쳤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 교사들이 개방형 공모 교장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공모제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 교원단체로 편중된 공모 결과가 지원 자격을 완화하고 투명한 절차로 교장을 뽑는다는 공모제의 순기능을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2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07년 시범운영을 시작해 2010년 법제화된 교장 공모제는 내부형, 초빙형, 개방형으로 나뉜다.
광주에서는 151개 공립 초등학교 가운데 31개(초빙 21개·내부 10개) 학교에서 교장 공모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학교는 64곳 가운데 10곳(초빙 6개·내부 3개·개방 1개), 24개 고등학교 가운데는 6곳(내부 3개·개방 3개) 이 교장 공모제 시행 학교다.
초빙형은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육 공무원 중에 교장을 선발하지만, 내부형에서는 초·중등학교 교육경력 15년 이상이면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도 지원할 수 있다.
개방형은 교장 자격증은 물론 교사 자격증 없는 일반인도 지원이 가능한 방식으로 주로 특성화 학교에서 채택한다.
광주에서는 평동중, 자동화설비공고,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 전자공고 등 4개 학교가 개방형 공모로 교장을 뽑는다.
현재 이들 학교 중 평동중과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는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들이 교장을 맡고 있다.
오는 3월 1일 자로 평동중, 전자공고 교장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전자공고에 또 다른 광주지부장 출신 교사의 임명설이 교육계 안팎에서 나온다.
예측이 맞는다면 광주지부장 출신 교장이 평동중에서 물러나는 대신 다른 인사가 전자공고 교장에 앉게 돼 4곳 중 2곳은 여전히 지부장 출신 인사가 맡게 되는 셈이다.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인사 결과에 따라 제4대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인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의 '후배 챙기기'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교장 공모는 통상 3배수를 인사위원회에서 추천하면 교육감이 최종 후보 1명을 선택, 교육부의 제청을 받아 임명한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기회 보장이라는 교장 공모제의 취지를 거스른 결과는 현장 교원들의 상실감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육계 인사는 "특정 교원단체 출신들이 개방형 교장을 차지하면서 석연치 않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경우도 있다"며 "개방형 공모제가 바람직한지, 제도는 바람직한데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인사위원회 평가 결과를 반영해 최종 후보를 교육부에 올린다"며 "공정한 절차를 거쳐 교장을 임명하지만 어쩌다가 전교조 출신이 임명되면 그 결과가 유독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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