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 연구팀, 수면 부족과 DNA 손상 연관성 입증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충분히 잠을 자지 않거나, 밤에 장시간 각성 상태에 있으면 DNA 구조를 손상해 심각한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DNA '산화 손상(oxidative damage)'으로 생길 수 있는 질병에는 암, 당뇨병, 혈관·신경·폐 질환 등이 포함된다.
홍콩대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마취·통증 의학 국제 저널인 '마취(Anaesthesia)' 최근호에 실렸다고 '타임스 나우뉴스(www.timesnownews.com)' 등 외신이 전했다.
보고서는 이런 손상의 의미에 대해 'DNA가 자기복제 할 때 복원되지 않는 기초구조의 변화'로 정의했는데, 밤을 꼬박 새는 근무를 했을 때 특히 손상 위험이 크다고 한다.
보통 때는 자원자나 동물에 실험하지만, 이번엔 보고서 저자들이 동료 의사들과 함께 자신들에 직접 실험했다.
참여한 49명은 모두 건강한 상근의사였고, 연령은 28세부터 33세까지 분포했다.
이들은 사흘간 정상근무를 끝낸 후에, 그리고 야간근무를 한 다음 날 아침에 각각 혈액샘플을 만들었다.
분석 결과 야간 교대 근무를 한 의사는 주간 근무자와 비교해 DNA 손상 위험이 30% 높아졌다.
하룻밤을 지새워 심각한 수면 부족에 빠진 의사들의 경우에는 DNA 손상 위험이 최고 25% 추가 상승했다.
보고서는 "이중 가닥 구조의 손상이 특히 위험한 데, 제대로 복구되지 않으면 유전체 불안정성과 세포 사멸의 원인이 된다. 이는 종양 형성과 같은 발암성 변형을 유발하는 (이중 가닥의) 부적절한 말단 결합(end-joining)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이어 "이번 연구로 수면 부족과 DNA 손상의 연관성이 입증됐다"면서 "더 나아가 수면 부족과 관련 있는 DNA 손상을 완화하거나 손상 부위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폭넓게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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