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9 검거' 당시 체포된 지 3년 6개월 만에 선고 받아
중국 인권문제 전문가 "시진핑 정권 인권에 대한 공격"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709 검거' 당시 체포돼 3년 6개월가량 투옥 생활을 해온 중국의 인권변호사 왕취안장(王全璋ㆍ42)이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톈진(天津)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28일 성명을 통해 왕취안장에게 '국가 권력을 전복하려 죄'를 적용해 징역 4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고 영국의 BBC방송, 일간 가디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법원은 왕취안장의 정치적 권리를 5년간 박탈한다고 선고했다.
왕취안장은 이미 3년 6개월가량 감옥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2020년 초에 형기를 마치고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언론과 외교관 등의 법정 출입을 불허한 채 비공개로 왕취안장에 대한 공판을 개시했다.
왕취안장은 2015년 8월 초 공안에 체포돼 2016년 1월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기소됐지만, 체포된 지 3년 5개월 만에 재판을 받았다.
산둥(山東)성 출신인 왕취안장은 지하교회 사건, 토지 수용, 파룬궁(法輪功)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변론을 맡아온 인권변호사다.
그는 '709 검거' 당시 체포된 인권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다.
709 검거는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부터 약 250명에 달하는 인권변호사와 활동가들을 국가정권 전복 혐의 등으로 체포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체포됐던 인권변호사 가운데 저우스펑(周世鋒), 장톈융(江天勇), 탕징링(唐荊陵), 샤린(夏霖) 변호사 등이 아직 풀려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왕취안장은 체포 후 이례적으로 오랫동안 외부와 연락이 두절돼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왕취안장의 가족들조차 지난해 7월 한 변호사가 그를 접견할 때까지 그의 생사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 5월 중국 방문 시 왕취안장의 아내 리원주(李文足) 씨를 만나기도 했다.
유엔 인권단체는 지난해 8월 중국 정부에 대해 '임의적인 구금'이라면서 왕취안장의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왕취안장에 대한 4년 6개월 징역형 선고에 대해 중국 인권문제 전문가인 미국의 마이클 캐스터는 BBC 방송에 "이번 판결은 인권과 법조계를 향한 시진핑 정권 공격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왕촨장이 완전히 석방될 때까지, 그와 그의 가족이 이러한 악몽에 대해 보상을 받을 때까지 부당함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이클 캐스터는 시진핑 집권기 실종 피해 사례를 모아 '실종 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the Disappeared)'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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