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그림책 작가, '세상에서 가장 꼬리가 긴 마르쉬 이야기' 3종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각기 다른 단점들이 그 사람의 매력을 만듭니다. 너무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한국 독자들이 완벽주의를 추구하기보다 단점을 자신의 매력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2019 삼척그림책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벵자맹 쇼는 28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진행된 '세상에서 가장 꼬리가 긴 마르쉬 이야기'(여유당) 3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벵자맹은 '아기곰 시리즈'로 전 세계 그림책 독자들 사랑을 받은 프랑스 작가로, 이번에는 정글에 사는 마르쉬 가족을 주인공 삼아 공동체의 삶으로 시선을 확장한 시리즈를 선보였다.
마르쉬는 1960년대 프랑캥 만화에 등장하는 상상 속 동물로, 벵자맹은 그 캐릭터를 차용해 그림책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벵자맹은 "위인인 인물 뒤를 밟아가는 것이기에 마르쉬 캐릭터를 만들기까지 1년 정도 준비 과정을 거쳤다"며 "이미 있는 그림을 모방하지 않으면서 나의 작가 세계를 위대한 작가의 세계에 입히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르쉬는 커다랗고 둥근 코에 귀는 길쭉하고 아주아주 긴 꼬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신기한 동물이다.
엄마 아빠와 정글 속 나무 위에 사는 꼬마 마르쉬 피, 라, 미는 집에서 학교, 도시 등으로 무대를 넓혀 나가며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며 성장한다.
벵자맹은 "혼자 집에서 만들어낸 내 책이 문화가 다르고 거리상 멀리 떨어진 이곳 독자들에게 사랑받는다는 데 놀랐다"며 "어릴 적 추억을 꺼내놓은 것에 전 세계 독자가 공감한 듯하다"고 기뻐했다.
그는 "편집장이 좋아할까, 아이들이 좋아할까 등을 고민하지 않고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며 "단순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닌 인류가 공감하는, 모두를 위한 동화를 쓰려 한다"고 강조했다.
벵자맹은 한국인 지인이 한국에는 완벽주의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고 알려줬다며 "너무 완벽한 이미지를 보여주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자신의 개성과 본 모습을 지워나가는 것이니 단점을 자신의 매력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면 한다"며 "다만 완벽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고, 개성을 매력으로 탈바꿈하고자 나도 매번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벵자맹은 자신이 좋은 그림책 작가로 성장한 배경에 부모님 교육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부모님이 나와 남매들을 자유롭게 키우면서 믿고 지켜봐 주셨다"며 "그러한 믿음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 정체성을 발견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벵자맹은 "절대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추지 말라"는 조언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그림을 다 즐겁게 잘 그리지만 조금씩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를 신경 쓰게 됩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그림을 좋아하던 아이들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에 그리는 것을 멈추게 되죠.
그림을 그리는 한편 호기심을 갖고 주변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보는 동시에 연극, 공연, 전시회 등을 보며 문화적으로 많은 경험을 했으면 합니다."
또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려 하지 말고 스스로 독자일 때 읽고 싶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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