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조끼 촉발' 페이스북 영상 올린 자클린 무로의 '신진당'…"내년 지방선거 도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두 달 넘게 이어지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위기로 몰아넣은 '노란 조끼' 연속집회 참여자들이 속속 정치 세력화하고 있다.
지난주 '노란 조끼'의 대표 인물 중 하나인 3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유럽의회 선거에 후보자를 내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노란 조끼'의 원조 격인 50대 여성이 신당을 창당하고 지방선거 도전을 선언했다.
심리치료사 자클린 무로(51)는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중부 오를레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고 르누벨옵세바퇴르 등 프랑스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당의 이름은 새로운 정치세력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신진당'(Les Emergents).
무로는 회견에서 "돈이 지배하는 지금과 같은 정치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공감의 정치를 하고 싶다"면서 좌파도 우파도 아닌 새로운 정치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강으로는 선출직 공직자 세비 인하, 자선단체 진흥, 부의 재분배 강화 등을 내세우고 "우리는 최상의 부의 분배를 위해 노력하면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로는 대서양 연안 브르타뉴 지방의 '보알'(Bohal)이라는 소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최면치료사이자 아코디언 연주자로, 작년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4분 남짓한 영상으로 '노란 조끼' 운동을 촉발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을 촬영해 올린 '프랑스는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상대로 "프랑스인들의 돈으로 대체 뭘 하는 거냐. 당신이 그 자리(대통령)에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그의 마크롱 대통령 비판과 "침묵하는 것은 공범이다. 대통령에게 발언하라"라는 촉구는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페이스북에서 수백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퍼져나갔다.
그렇게 여론이 뜨거워지면서 작년 11월 17일 최초로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노란 조끼 집회가 시작됐다.
'노란 조끼'(Gilets Jaunes)라는 집회 이름은 프랑스에서 운전자들이 교통사고나 긴급상황에 대비해 차량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색 노란 조끼를 시민들이 집회에 입고 나온 데서 붙여졌다.
무로는 최근에는 정부와의 협상을 주장하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노란 조끼 운동 내부의 평화주의자들의 모임인 '노란 조끼 자유'(Gilets Jaunes Libres)를 따로 꾸려 대변인으로 활동해왔다.
그의 신당은 2020년 지방선거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로에 앞서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또 다른 '노란 조끼'의 대표인물 잉그리드 르바바쇠르(31)의 '시민발의연합'(RIC)이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것과 달리 '신진당'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도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노란 조끼 연속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여성 간호조무사 르바바쇠르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총 79명의 후보를 오는 5월 말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노란 조끼' 세력이 유럽의회 선거에 실제로 후보를 낼 경우 극우 진영의 표를 잠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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