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마을이 구제역 방역으로 부산…방역팀 소각작업 등 분주
이웃 축산농가서 하루만에 구제역 의심신고…"확산 징후도 나와"
(안성=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29일 오전 8시 경기도 안성시 한 축산농가.
여느 때 같으면 조용하고 한가한 마을이 이 농가를 중심으로 난데없이 부산해 졌다.
이번 겨울 들어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이 농가에서 젖소 95마리를 살처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였다.
농장 앞 논에서는 안성시청 방역팀이 굴착기를 동원해 땅을 파내고, 그 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에서 그간 사용해온 사료와 짚 등을 태우고 있었다.
희뿌연 연기가 주변으로 퍼지면서 코를 찌를 듯한 메케한 냄새가 진동했다.
방역복을 갖춰 입은 방역팀들은 쉴 새 없이 농가 주변을 들락거리며 분주했다.
한 방역팀 직원은 "농가에서 사용한 물품이나 사료 등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수 있어 모두 태우고 있다"며 짧은 말 한마디를 남기고 다시 농가로 뛰어 들어갔다.
농가 주변엔 차량통제선이 쳐져 외부 차량의 출입을 철저하게 막고 있었다.
이처럼 방역팀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자칫 구제역이 번져나가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닥칠 것을 우려해서다.
젖소 95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에선 전날 오전 11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방역 당국은 정밀 검사를 거쳐 오후 7시께 구제역 확진 판정을 내렸다.
앞서 이 농가는 송아지를 출하하는 육우 농장이 아닌 젖소 농가인데다, 반경 3㎞ 인근에 백신 접종률이 낮은 돼지 사육 농가는 단 한 곳도 없어 구제역 확산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근 다른 농가 6곳에서도 간이 검사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
특히 양성면 한우 농가에서는 사육 중인 97마리 중 3∼4마리가 침 흘림, 수포 등의 구제역 의심 증세를 보여 정밀검사가진행됐다.
안성시는 일단 첫 발생 농가에서 사육 중이던 젖소 살처분(랜더링) 작업을 오전 중 완료하고, 추후 경기도와 협의해 인근 농가 우제류도 살처분할 계획이다.
랜더링은 과거 매몰 방식을 탈피해 가축 사체를 고온멸균 처리한 뒤 기름 성분을 짜내 재활용하고 잔존물은 퇴비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시는 사육두수가 많은 농장에 대해선 매몰 방식도 활용해 살처분할 예정이다.
시는 반경 3㎞ 내 사육 중인 소 축산농가 80곳(4천261두)과 염소 농가 6곳(14두)에 구제역 예방접종을 모두 끝내고 구제역 정황이 있는지 정밀 검사 중이다.
아울러 방역초소 3곳을 설치해 농장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경기도와 충청남·북도, 세종·대전 등 인접 지역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우제류 가축과 축산 관련 종사자·차량은 24시간 동안 이동이 금지되며, 우제류 축산 농장과 관련 작업장에 출입이 금지된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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